— 내부 조사라는 이름으로 명예를 훼손당한 한 사례 나는 한 기업에서 오랜 기간 구매 업무를 담당해 왔던 임원이었다. 대표이사와의 갈등 이후 직무 변경과 퇴직이라는 과정을 거쳤고, 그 이후 벌어진 일은 나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 기업 문화 전반에 던지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퇴직 이후, 회사는 내가 재직 당시 거래하던 협력업체에 공식 이메일을 발송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전임 구매 담당자 재직 당시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장비 및 원재료를 구매했고, 그로 인해 회사에 상당한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근거로 **‘내부 조사 결과’**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문제는,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재직 당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한 적이 없고, 모든 거래는 회사의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다. 시장 가격, 사양,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상적인 업무 판단이었으며, ‘시세보다 높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비교 기준이나 자료 없이 사후적으로 만들어진 설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내용이 제3자인 협력업체에 공식적으로 전달되면서, 나는 어느 순간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 부정한 거래를 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명예는 숫자로 환산되지 않지만, 한 개인이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평판은 이런 방식으로 너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개인적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함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기업은 퇴직자에 대해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계약 해지나 내부 판단을 설명한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표현을 외부에 전달해도 되는가? ‘내부 조사 결과’라는 말은 과연 면책의 주문이 될 수 있는가? 법원은 이미 여러 판례를 통해, 퇴직자를 회사 손해의 원인으로 단정하거나 비위 행위자로 오인하게 하는 표현을 외부에 전달하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특히 ‘내부 조사 결과’라는 표현은, 그 조사 과정과 근거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사실로 오인될 위험이 크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나는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이 글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조직에 속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명예와 경력이 손쉽게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책임은 계약이 끝나는 순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조직의 판단’이라는 말 뒤에 숨은 말 한 줄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더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퇴직자에게 씌워진 ‘손해 유발자’라는 낙인
25년 12월 24일 | 조회수 299
모
모리슨호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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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프레리
25년 12월 24일
자기 사람 심고 콩고물 받아먹으려고 인사에서 억지 바람 일으키는 거죠 꽤 오래된 관행인 듯 싶네요
자기 사람 심고 콩고물 받아먹으려고 인사에서 억지 바람 일으키는 거죠 꽤 오래된 관행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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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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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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