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택’이 ‘기회’이기를

12월 17일 | 조회수 146
쿠웅쿸

기회는 대개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다만 그게 정말 기회였는지는, 늘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된다.그래도 4달 전의 나는 그것을 기회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래서 정든 직장을 떠나, 새로운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 전날 밤, 오랜만에 설렜다. 가슴이 이상하게 빨리 뛰었다. 더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하루하루가 도전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으니까. 팀을 만든다는 것, 인프라를 만든다는 것, 내 기획으로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관리자 대 관리자’로 마주 앉아 대화한다는 것.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처음 겪어본 팀장급 이상의 회의는 숨이 막혔다. 회의실 공기마저 묵직하게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숫자로 모든 것을 말하는 세계가 아직 낯설었다. 말은 짧아지고, 표정은 단단해지고, 결론은 빠르게 찍혔다. 그 순간 문득 이전 직장의 팀장님이 떠올랐다. “경험은 많이 해봐야 한다”라고, “개발자는 개발만 잘하면 된다”라고 말해주던 사람. 자신이 바람막이가 되어줄 테니, 나는 개발에만 집중하라고 했던 그 말이. 그때는 몰랐다. 아주 사소한 문서 작업조차 하지 않아도 됐던 그 시간이, 얼마나 큰 보호였는지. 이제서야 몸으로 알게 됐다. 나는 그 팀장님을 닮고 싶었다. 그래서 팀원들을 뽑을 때도, 교육 과정을 고를 때도, 오로지 “개발자로서 더 나아지는 길”만 생각했다. 아침마다 피드백을 하고, 각자에게 맞는 방향만 잡아주고 싶었다. 그런데 일은 2배가 됐다. 아니, 어쩌면 내가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반으로 줄어든 탓인지도 모르겠다. 하루 8시간만으로는 늘 부족했다. 결과물을 만들어내기엔 내 능력이 아직 턱없이 모자랐다. 매일 같은 야근, 쓰러지듯 잠드는 생활. 그렇게 4개월이 흘렀다. 솔직히 힘들었다. 지금도 힘들다. 그리고 이 힘듦은 이상하게도, 익숙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좋은 팀장이 될 수 있을까. 여기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하루하루가 고민이고,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시간은 이미 지나가 있다. 붙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이 흘러가 버린 시간이 야속하다. 그래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내 ‘선택’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다시 붙잡는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다. 사실 지금도 포기하고 싶다. 그럼에도 버텨내겠다. 나는 지금,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말한다. 할 수 있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지금의 나는 흔들려도 괜찮다고. 다만 멈추지만 말자고.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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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쇼쇼쇼쇼
    어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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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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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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