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직장에서 팀장을 맡게 되었다. 5명도 되지 않는 작은 팀이었지만,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해볼 수 있는 조직이었고,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역할이었다. 설렘과 기대가 컸다.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다. 하지만 나는 전형적인 공감형 인간이다. 좋게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스타일이고, 나쁘게 말하면 결정을 망설이는 우유부단한 사람이다. ‘작은 팀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지금 와보니 조금은 순진했던 판단이었다. 어느 조직이든, 어떤 사람이든 다 나와 맞을 수는 없다는 걸 그때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팀장이라는 이유로 면전에서 말하지 않을 뿐, 뒤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팀장으로서 믿음이 안 간다”는 말까지 귀에 들어왔을 때는 배신감과 함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 순간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았고, 약간의 공황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건, 내 주변에 나를 믿어주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말 한마디,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위로 덕분에 무너질 것 같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었다. 사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냥 이직해버릴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어디를 가도, 언제든 생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도망치지 말고, 내가 중심을 잡아보자. 팀장이라는 역할을, 내 방식대로라도 끝까지 해보자고.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고, 또 버텼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느새 내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사람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에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고 자랑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름의 방식으로, 나름의 속도로 내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특히 사람과의 문제 앞에서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 내 마음을 다독이며 상황을 풀어가려 했다는 점만큼은, 올해의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잘 버텼어. 정말 수고했어.” 이 한 해는 팀장으로서의 성과보다, 사람으로서 한 뼘 더 자란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나를 조용히 토닥여주고 싶다.
올해 나는, 처음으로 팀장 이 되었다
12월 13일 | 조회수 2,594
부
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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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발, 한 발.
인간적으로 더 나아 가시고,
팀장으로서, 성과를 꼭 내시기 바랍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한 발, 한 발.
인간적으로 더 나아 가시고,
팀장으로서, 성과를 꼭 내시기 바랍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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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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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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