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인생 첫번째 퇴사를 했습니다. 꼬박 2년을 그 회사에서 일해서 사람들끼리도 엄청 끈끈한데요. 팀원들이 마련해 준 송별회 자리에서 팀장님이 우셨습니다. 원래는 항상 허허 사람 좋게 웃으시는 분이었는데 술이 좀 들어가자 이야기를 시작하시더군요. '내가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는 말로요. 팀장님은 자신이 정치를 못해서 매번 팀원들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 같아 미안했다고 했습니다. 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팀원들이 이런저런 프로젝트에 뺑뺑 돌려지는 걸 보니 이 자리에서는 정치질도 일을 잘하는 것의 한 부분인 것 같았다고, 미안한 마음이 점점커졌다구요. 제가 신입이라 팀스피릿을 기대했을 텐데, 팀 안에서 같이 일하며 배워야 할 시간에 부품으로만 쓰이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이었습니다. 팀장님의 눈물을 보니, 제가 느꼈던 회사의 부조리함이 그 자리에서 정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서, 물론 본부장님께 사랑받는 팀장님들은 본인들의 팀원들을 다 그대로 데려가서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우리는 다 뿔뿔이 흩어져서 프로젝트에 모자란 자리를 채우긴 했지만 배운 게 없다고는 말할 수 없거든요. 하지만 팀장님만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을 때가 많아서 매번 신경 쓰였어요. 직급이 부장님이셔서 실무를 하시지는 않고, 프로젝트 오너는 다른 부장님들이니까 팀장님이 투입될 곳이 없었던 거죠... 근데 그 이야기를 팀장님이 하시니까, 그리고 오히려 저희한테 미안하다고 우시니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일을 잘하는 것과 회사 정치를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팀장급 자리에 올라가면 정치가 중요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리멤버에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했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정치가 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해지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게 제대로 된 세상인 걸까요?
첫 회사 송별회에서 팀장님이 '정치를 못해서 미안하다'며 우셨습니다...
12월 15일 | 조회수 433
아
아날로그감성성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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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품하마
3일 전
세상사… 너무 복잡해 부조리함에도 다 이유가 있고 정당화가 가능하죠.. 어느샌가 뭐가 옳은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하고요. 이런 고민 시작하면 사실 답이 없습니다. 입산해서 수도승으로 살 수도 없고요.
다만 팀장님 같은 분은 앞으로 사회생활 하면서도 흔히 만날 수 없을 겁니다. 저는 결국 그런 사람들이 귀하다고 생각하고 그 가치를 중심으로 사는걸로 결론 내렸거든요.
세상사… 너무 복잡해 부조리함에도 다 이유가 있고 정당화가 가능하죠.. 어느샌가 뭐가 옳은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하고요. 이런 고민 시작하면 사실 답이 없습니다. 입산해서 수도승으로 살 수도 없고요.
다만 팀장님 같은 분은 앞으로 사회생활 하면서도 흔히 만날 수 없을 겁니다. 저는 결국 그런 사람들이 귀하다고 생각하고 그 가치를 중심으로 사는걸로 결론 내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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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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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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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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