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잘 커리어를 쌓고 보직자와의 관계도 좋았습니다.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구원 투수처럼 제가 투입되어 해결도 했고 성과도 좋아서 연봉도 빨리 올릴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년전 제가 이 부서에 오기 시작하면서 부터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장님은 제가 일을 잘한다고 자기 밑에 직속 부서 팀장으로 데리고 왔는데... 제가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는 일을 시키고, 조직의 일이 아닌 본인이 관심 갖는 다른 사업에만 투입을 시키고... 무엇보다 폭언을 일삼고 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고 있어서 이제 한계가 온것 같습니다. 사장은 오너(회장)와 고등학교 친구 사이로 엄청 신임하고 있어서 현재 절대 권력입니다. 2년제 임기 사장을 10년째 하다보니 기고만장이 하늘을 찌르고 인성과 예의 따위는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제가 본인 뜻대로 안 움직여 주다 보니, 제 밑에 있는 한참이나 어린(입사 8~9년차) 직원을 아예 수족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개인 비서겸 저대신 팀장처럼 쓰고 있습니다. (저는 25년차 팀장) 참고로 그 직원은 매일 야근 주 7~80시간 근무에, 폭언듣는것도 일상이고... 휴가도 못가고.. 휴가를 내더라도 사장 호출에 바로 출근해야 하고.. 그 직원도 힘들긴 마찮가지 이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 어린 직원이 직접 사장에게 받은 오더를 제가 하고 그 직원에게 보고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사장에게 부서를 옮겨 주던지 정 안되면 팀장을 내려놓겠다고 여러차례 통보한 상태인데..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오고싶어하는 팀장이 없을 뿐더러.. 나이 어린 직원도 아직 팀장이 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장 입장에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저를 팀장으로 앉혀만 놓고 일은 그 직원에게 시킵니다. 주변에서는 다 내려놓고 뒷방 노인네 처럼 점심먹으러 회사 나온다 생각하라는 분들도 계신데... 일을 진행하다가 잘 안되면 팀장인 저에게 또 화풀이를 합니다. (땅콩회항의 주인공 대한항공 조현아 소리지르는 뉴스 기억나시나요? 그거랑 같습니다. 엄청 소리 지릅니다.) 권한도 없고, 손발 다 잘려나간 팀장에게 책임만이 존재할 뿐이고.. 후배에게 밀렸다는 자괴감도 상당합니다. 노동부에 고발을 할까... 회계 비리를 경찰에 신고할까... 별 생각을 다 해봤는데.. 징역형으로 여기서 짤리면 모를까... 괜히 건드렸다가는 제가 더 피해를 입을것 같고...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버텨야 하나 고민도 많습니다. 그러던중 중견기업 임원 자리 제안이 왔는데... 여기도 될지 안될지도 모르고, 급여나 처우도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제가 다니는 이곳은 아무리 사고쳐도 버티기만 하면 정년은 보장되는 곳인데.. 괜히 옮겼다가 실적 안나온다고 50대 중반에 짤리는건 아닐지 걱정도 되고... 제가 사는곳은 지방인데 옮겨야 할 곳은 서울이라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것도 걸리고... 그런데 업무 내용을 보면 제가 너무 너무 하고 싶은 일이고.. 잘할수 있는 일이라 포기하기에도 너무 아깝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때가 제일 행복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오늘의 내가 너무 약했었다고 참고 견딘것을 자랑스러워 할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것에 후회를 하지 않을지... 오늘도 고민과 걱정이 많은 하루입니다.
이직이 답일까요?
12월 10일 | 조회수 236
찰
찰리딘
억대연봉
댓글 0개
공감순
최신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