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0대 후반일 때, 모카라는 러시안 블루 고양이를 입양했습니다. 10년을 넘게 함께 살았고, 아픈 걸 알게 됐을 때 병원을 몇 군데를 데려갔나 모르겠습니다. 결국 제 만 서른살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세상을 떠나게 됐어요. 그래서 아직도 생일 즈음마다 모카가 떠올라요. 며칠 전, 해외 출장 때문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밤 비행기라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아 뒤척이고 있었거든요. 그때 누가 '담요가 필요하진 않으신가요?' 라면서 제 무릎에 담요를 덮어주는 거예요. 뭐지? 하고 쳐다봤다가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눈동자 색깔, 코 모양, 심지어 왼쪽 귀 끝이 살짝 접힌 것까지... 몇 년 전 제 곁을 떠난 모카와 너무 똑닮은 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는데, 승무원이 환하게 웃으며 말하더군요. '고객님, 불편한 점은 없으세요? 비행이 편안해야 할 텐데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동안 꾹 참아왔던 그리움,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한 충격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혹시... 모카야...? 그러자 그 승무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제 옆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제 이름은 새벽입니다. 혹시 제가 곁을 떠난 누군가와 닮았나요?' 저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너무나 닮았지만, 고양이가 승무원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그 승무원이 제 손을 잡더니 위로하듯 말했습니다. '혹시 제가 고객님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곁에 있어 드릴게요. 슬퍼하지 마세요.' 따뜻한 손길과 함께 느껴지는 묘한 기시감. 저는 그 승무원 덕분에 편안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카와 함께 잠든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눈을 뜨니 삭막한 비행기 안이었습니다. 모카를 닮은 승무원이 덮어줬던 담요도 없고요. 취해야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라운지에서 와인을 몇 잔 마시고 탔는데 술기운이 더해져서 꾼 꿈이었나 봐요. 꿈에서나마 만날 수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우리 모카. 미안함과 그리움이 만들어낸 꿈일테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모카가 찾아와준 거라고 제 맘대로 생각하려구요. 혹시 저처럼 이런 꿈 꿔보신 적 있으신 분들 계신가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고양이를 비행기에서 승무원으로 만났습니다.
12월 05일 | 조회수 962
q
quandoo
댓글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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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DRE408
56분 전
굉장히 몽환적이네여
굉장히 몽환적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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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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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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