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 시기에는 경영자와 직원 간의 개별적인 신뢰와 합의로 연봉 계약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고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경영자는 전에 없던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일일이 개별 면담을 진행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합니다. 직원들이 하는 일들을 경영자가 이제는 다 알지도 못합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타사와의 비교나 내부적인 형평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경영자분들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시장의 통상적인 임금 수준은 얼마인가?", "매년 몇 퍼센트를 인상해 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급여테이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장하는 조직의 첫 연봉테이블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까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의 전환'입니다. 이 시기의 연봉테이블은 대기업의 연봉테이블과는 목적이 다릅니다. 수천, 수만 명 규모의 대기업에서 급여 시스템은 경영진이 파악할 수 없는 개개인의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기 위한 '엄격한 통제 장치'입니다. 시스템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언더백 기업은 다릅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급여테이블을 만들기 시작하는 30인 전후의 조직은 다릅니다. 경영자는 여전히 구성원 개개인의 기여도와 잠재력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비록 완벽한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울지라도, 경영자의 머릿속에는 누구에게 더 보상하고 싶은지에 대한 판단이 서 있습니다. 따라서 이 단계의 연봉테이블은 '경영자의 직관적 판단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도구' 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이 정도로 활용될 때는 직급별 상승률, 평가등급에 대한 조정값 정도만 설계되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도 여기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 없이 '가이드'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초기 급여테이블을 만들면서 대기업처럼 복잡한 수식과 개인별 연봉수준이 급여테이블 상 위치에 따른 미세한 조정값까지 모두 규정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히려 시스템이 경영자의 합리적인 직관과 충돌하여 의사결정을 마비시키는 역효과를 낳게 됩니다. 언더백 기업의 급여 정책은 복잡해서는 안 됩니다. 경영자의 '감'을 신뢰하시되, 그 감이 놓칠 수 있는 시장의 기준과 내부 형평성을 보완해 주는 '심플한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하는 것. 그것이 성장기 조직 보상 설계의 핵심입니다. 복잡한 수식보다는 우리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그것을 단순하게 담아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경영자의 직관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언더백 기업 급여 체계, 시스템이 경영자의 직관을 압도해서는 안됩니다.
12월 02일 | 조회수 25
V
Victo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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