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저도 자랑 한번 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저희 아버지, 지난 30년 동안 지방 곳곳을 누비며 영업일 하시느라 도로 위에서 보낸 시간이 집에서 보낸 시간보다 많으셨던 분입니다. 가족들 먹여 살리시느라 정작 본인은 10만키로 넘는 낡은 중고차만 타셨어요. 제가 어릴 적, 한여름에 아버지가 학교로 데리러 오신 적이 있는데 에어컨이 고장 나서 창문을 다 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운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철없던 시절의 저는 그 덜덜거리는 똥차가 창피해서, 학교 정문 말고 저 멀리 골목에 세워달라고 투정 부리곤 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아버지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말인 줄도 모르고... 참 죄송스럽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정년퇴임을 앞두고 계신데, 더 늦기 전에, 아버지가 은퇴하시고 나서는 정말 편안하고 멋지게 다니셨으면 해서... 취업하고 나서부터 '아버지 차'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야금야금 적금을 부었습니다. 오늘 차 나오는 날이라 아버지 모시고 가서 키 건네드렸는데... 평생을 무뚝뚝하고 큰소리 한 번 안 치시던 분인데 믿기지 않았는지 말까지 더듬으시더라고요. 운전석에 앉으셔서 핸들 잡으시는데 눈시울이 붉어지시더라고요. 아버지 우는 모습은 본 기억이 없어서 그런가, 그 순간엔 아버지가 왜 이렇게 연약해 보이던지... 그 투박한 손으로 핸들을 어루만지시는 걸 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아버지가 저렇게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소비 같습니다. 그동안 제가 해드린 것보다 받은 게 훨씬 많은데, 이제야 조금이나마 아들 노릇 한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물질적인 효도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전화 한 통이라도 더 살갑게 하는 아들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좋은 차 타고 어머니랑 여기저기 꽃구경도 가시고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버지 무사고 기원 한번씩만 부탁드립니다! ^^
30년 근속하신 아버지께... 제 인생 첫 효도 플렉스 했습니다.
11월 26일 | 조회수 21,568
막
막창곱창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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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ㅇㅎ웋
11월 26일
물질적 효도도 대견한데 앞으로 전화도 잘하고 살가운 아들이 되겠다니요. 아버님이 그날 하루 만큼은 인생통틀어서 제일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께 잘해야겠어요. 감동 받고 갑니다.
물질적 효도도 대견한데 앞으로 전화도 잘하고 살가운 아들이 되겠다니요. 아버님이 그날 하루 만큼은 인생통틀어서 제일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께 잘해야겠어요. 감동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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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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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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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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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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