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에 처음 글을 올려 봤는데, 좋은 댓글만 가득 달리고 좋아요도 많이 받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나의 사소한 경험담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많이 뿌듯하더라고요. ^^ 우리 X세대들께, 조금 더 ‘힘 닿는’ 친구 경험담 하나를 더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제 친구 한 명은 꽤 큰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학생 수가 200명 정도 되니, 제법 규모 있는 학원이죠. 영문학과를 다니던 시절부터 영어 과외를 했으니, 아이들을 가르친 햇수만 20년이 훌쩍 넘은 베테랑입니다. 회사 생활만 하던 제 입장에서는 “그래도 얘는 한 우물만 판 전문직이야” 라는 생각에 늘 부러운 마음이 있었는데요. 이 친구에게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애들이 늙고 안 예쁜 선생님 안 좋아해…”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 항상 외모도, 옷차림도, 이미지 관리도 열심히 해 왔어요. 그러면서도 “나이 들면 이 일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꽤 진지하게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새끼 선생님들(젊은 강사들)’이었어요. 괜찮은 선생님을 뽑는 것도 쉽지 않은데, 겨우 뽑아서 서로 적응도 좀 되고, 이제 좀 같이 가보나 싶으면 갑자기 그만두는 일이 너무 잦다는 겁니다. 그만두는 방식도 참 다양한데요. “저 내일부터 못 나갑니다.”라는 짧은 통보 “먼 친척이 돌아가셔서, 일주일은 못 나갑니다.”라는 문자 한 통 물론 20~30대 청년층 전체를 싸잡아 말할 수는 없지만,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나 있을까 싶은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원장인 친구가 하루 10시간씩 직접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해요. 주말에도 보강이다 뭐다 해서, 실질적으로 주 7일 일하는 날도 많았고요. 이러다 진짜 번아웃 오겠다고 걱정하던 차에, 얼마 전 이 친구가 50대 선생님 한 분을 새로 고용했다고 하더군요. 50대 중반이시고, 그 시절 이대 출신에, (지금보다 여대 선호도 높았던 시절) 외국 생활 경험도 있으시고, 학교에서 정식 교사로 근무한 경력도 있으신 분. 아이들은 이미 미국으로 유학 보내, 대학까지 다 보내 놓으신 상태라 이제는 인생 전반이 꽤 안정된 시기를 살고 계신 분이라고 했어요.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친구의 결정에 큰 박수를 쳤습니다. 물론 이분이 앞으로 어떻게 하실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애들은 어리고 예쁜 선생님을 좋아한다” 라는 편견에서 한 발짝 벗어나, “꾸준히, 책임감 있게, 끝까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 순간 정말 중요한 가치를 찾아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결국 사람들은 책임감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학교든 학원이든, 나를 맡은 선생님이 끝까지 책임지고 가르쳐 주는 게 아이들 입장에서는 훨씬 더 큰 안심이 아닐까요? 저는 여기서 X세대의 경쟁력을 봅니다. 책임감, 연륜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처음 겪은 1세대이자, (어떻게 보면 그 스마트폰을 만든 세대와 가장 가까운 세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디지털과 AI가 전혀 낯설지 않은 세대입니다. “영포티”니 뭐니 하며 40대를 조롱처럼 부르는 말들도 있지만, 솔직히 저는 40대인 제가 굳이 20대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40대가 가진 것들이 20대보다 훨씬 더 많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AI 시대가 오면 올수록, 데이터만이 아니라 경험, 그리고 수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스스로 판단해 본 경험이 많은 우리 세대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관련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참석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대부분 저와 비슷한 연배라는 점도, 제 이런 생각을 은근히 뒷받침해 주는 것 같고요. X세대 여러분, 우리가 가진 건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조금만 더 오래 버티고, 조금만 더 뻗어나가 봐도 좋지 않을까요?
젊고 쿨한 선생님 대신, 50대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11월 24일 | 조회수 982
죄
죄니
댓글 6개
공감순
최신순
동
동그라미와선
22시간 전
지나가다 잘못 인지하고 계시는 것 같아 댓글 적자면, 영포티가 모든 그 나이대 분들을 칭하는게 아닙니다
그 중에서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것이지요
지나가다 잘못 인지하고 계시는 것 같아 댓글 적자면, 영포티가 모든 그 나이대 분들을 칭하는게 아닙니다
그 중에서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것이지요
답글 쓰기
1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