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단상

11월 08일 | 조회수 16,597
쌍 따봉
여의보주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66.6% 지분이 매물로 나왔고, 외국계 사모펀드, 생명보험사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러 매체에서는 하나같이 이지스의 기업가치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무려 8,000억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지스가 이렇게까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부동산 전문운용사로서 견고한 1위 지위를 수성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을 둘러싼 수많은 담론들에서 알맹이는 없고 변죽만 울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지스의 진정한 기업가치는 무엇일까. 혹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저금리 시대의 부동산 상승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에서 찾기도 한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대한민국의 다른 운용사들도 그 시기에 똑같이 부동산펀드를 조성했고, 그들은 왜 이지스가 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될 수는 없다. 사실 이지스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난 10년 간 이지스를 이끌어 왔던 탁월한 리더의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리더십임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통 고개를 갸웃할 무대가 열린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지스는 독립계 부동산 전문운용사로서 고유한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부동산펀드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해 오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주들을 영입해 왔고, 기존 주주들 또한 이지스의 방향성을 신뢰해 주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지스의 기업 문화와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철학을 한 번도 공유한 적이 없고, 서로간에 아무런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당사자들이 백가쟁명식의 서로 다른 그림을 내세우며 이지스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뛰어드는 모양새는 사뭇 기이해 보인다.   뚜렷한 방향성으로 고유한 경쟁력을 자랑했던 독립계 자산운용사가 지주사 계열로 편입되거나 외국계 펀드에 인수된다면 경쟁력 약화와 기업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인력 이탈을 우려할 수 있다. 인적 자산의 집합체인 자산운용사의 이른바 '경영권'을 흥정을 붙여 매각하는 일은 애당초 발상과 접근에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 아닐까. 특히 성장 과정에서 한 리더의 역할이 지대했던 독립계 자산운용사의 경우 50% 이상의 지분은 '프리미엄'이 아닌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작동한다는 분석이 타당해 보인다.   리더의 상실과 지향점의 변경으로 사기를 잃은 핵심 인력들이 이탈한다면 거액의 인수 비용은 순식간에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고, 인수자나 피인수자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 노무라 증권은 리만브라더스의 유럽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해 추가 보너스까지 지급하며 온갖 공을 들였으나 리만의 인력들은 2년 간의 리텐션 기간이 끝나자마자 기업 문화의 격차에 고개를 내저으며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이지스의 인수에 참가한 당사자들은 50% 이상의 지분이 과연 프리미엄이 붙을 요인인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을 요인인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지스의 참된 경쟁력을 그들만이 모른다는 것도 문제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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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은 따봉
    skan123
    11월 08일
    참 정곡을 찌른 글이네.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말 자체가 넌센스지.. 운용사가 제조업체도 아니고 거버넌스 흔들려 인력들 나가기 시작하면 맛 가는 거 한 순간인데 도대체 왜 이런 얼토당토않은 판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음. 한화건 흥국이건 인수의견 내는 인력들 아마 2년 내로 옷 벗을 각오해야 될 듯. 8천억 물거품되는 거 한 순간이지..
    참 정곡을 찌른 글이네.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말 자체가 넌센스지.. 운용사가 제조업체도 아니고 거버넌스 흔들려 인력들 나가기 시작하면 맛 가는 거 한 순간인데 도대체 왜 이런 얼토당토않은 판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음. 한화건 흥국이건 인수의견 내는 인력들 아마 2년 내로 옷 벗을 각오해야 될 듯. 8천억 물거품되는 거 한 순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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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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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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