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갔더니 면접관이 10년 전 저를 괴롭히던 일진이네요.

11월 06일 | 조회수 3,338
은 따봉
회색앵무새

꽤 오래 준비해서 정말 가고 싶었던 곳 면접에 갔습니다. 잠도 설쳐가며 예상 질문 뽑아보고, 자기소개도 달달 외워서 갔죠. 들어갔더니 면접관 두 분이 앉아 계시더군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오른쪽에 앉은 면접관 얼굴이 어딘가 익숙했습니다. 설마... 하면서 그 사람 앞에 놓인 이름표를 봤는데... 고등학교 때 저를 지옥으로 밀어 넣었던 그 이름이 맞았습니다.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이름. 고등학생 시절은 저에게 정말이지 지옥이었거든요. 앞에 앉은 저 인간 때문에요. 저를 직접적으로 괴롭힌 건 다른 애들이었지만 주동자는 저인간이었습니다. 시키기만 하고 항상 뒤로 빠져 있던. 반 아이들도 슬슬 저인간 눈치를 봤기 때문에 저는 학창시절 친구가 없었어요. 대학교때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많이 활발해지고, 다들 저를 외향적인 사람으로 알만큼 다 치유됐다고 생각했는데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저 얼굴을 마주하니 다시, 너무 고통스러워서 머릿속이 삐----- 하고 울렸습니다. 근데 그인간은 제가 기억이 안 나나 봐요. 제 이력서를 쓱 보더니 저를 위아래로 훑고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질문을 시작하더군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학창 시절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준비해 간 거 하나도 생각 안 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어요. 면접 내내 저는 그 인간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고, 그 인간은 제게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극복 방안, 갈등 해결 경험 같은 걸 묻더군요. 내 인생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 너였고, 나는 그걸 극복 못해서 지금 네 앞에서 떨고 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면접이 끝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 차려보니까 저는 지금 근처 카페에 앉아있네요. 그 인간은 저를 못 알아본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알아봤는데도 저렇게 뻔뻔하게 굴었던 걸까요? 정말 가고싶던 회사였는데 면접도 망해버리고, 붙는다고 해도 이제는 걱정이 너무 큽니다. 저인간이 있는 곳에서 제가 버틸 수 있을까요? 요즘 학폭 가해자들은 대학 입시도 떨어진다는데 저 회사 인사팀에 메일이라도 보내야 할까요?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납니다. 나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아니 존재 자체가 잘못이었을까요. 저런 놈이 저런 자리에 있다니 너무 서럽습니다. 진짜 내가 문제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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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바질토마토
    11월 06일
    왜 자책을 하세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력서에 출신학교가 적혀있었다면 기억했을 수도 있을거에요. 주눅들지 마시고 어렸을 때는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과거 숨기기 급급한 시대에요 만약 붙으신다면 겁먹지말고 당당하게 다니세요!
    왜 자책을 하세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력서에 출신학교가 적혀있었다면 기억했을 수도 있을거에요. 주눅들지 마시고 어렸을 때는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과거 숨기기 급급한 시대에요 만약 붙으신다면 겁먹지말고 당당하게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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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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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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