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자리에서 부모님 학벌을 물어보시던 예비 시어머니

09월 26일 | 조회수 1,197
가자가자고334

요즘 상견례 관련 글들이 보이길래 저도 제 이야기를 써봅니다 소개팅으로 만나 1년 정도 사귀다가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둘이서 이래저래 계획해나갈때만 해도 좋았는데요. 상견례 자리에서 양가 부모님들이 만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두분 다 공무원이신데요. 공무원들끼리 선을 봐서 만나셨다고 하던데... 저희 부모님은 두분 다 대학을 안 나오셨거든요.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 바빴던 시절이라 대학을 안 나온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으니까요. 실제로 저희 부모님 두분 다 똑똑하시고, 특히 저희 어머니는 고등학교때 전교에서 놀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집안 사정이 안좋으셔서, 저의 외삼촌인 아들이 대학을 가야 하기 때문에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셔서 대학을 가실 수가 없었구요. 저는 저희 부모님이 대학을 안 나오신 게 전혀 부끄럽지도 이상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남자친구가 거기에 대해 물어봤을 때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습니다. 근데 상견례 자리에서,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저희 부모님께 '사돈 되실 분들 연세를 아직 잘 몰라서... 혹시 몇 학번이시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저희 엄마아빠는 당황하셔서 학번...? 무슨 학번을 말씀하시는 거냐고 하니까 남친 어머니께서 아 대학교 학번이요^^ 아무리 오랜만이어도 그걸 잊으세요? 하면서 웃으시는 거예요. 분명 남자친구가 자기 부모님께도 우리 엄빠 대학 안 나오셨다고 말했다고 들었는데. 아빠가 아... 먹고 사느라 바빠서 대학교 안 나왔다고 말씀하셨는데, 괜히 주눅드신 느낌이더라고요. 근데 그 말을 들은 남친 어머니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아... 그러셨구나. 어쩐지." 어쩐지 라니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말 한마디가 저희 부모님의 평생을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났습니다. 남친한테도 화가 나고, 저런 어른들이랑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고요. 그걸 참느라 상견례 자리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도 안 나요. 부모님을 보내고 남자친구랑 크게 싸웠습니다. 남자친구도 자기 엄마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대신 사과한다고 빌었지만 제 마음이 풀리질 않더라고요. 저희 엄마 아빠는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서 결혼은 미루고, 그 친구랑도 좀 더 만나다가 곧 헤어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상견례 글들을 보니 그때가 생각나서 한 번 써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사람을 앞에 두고 그렇게 교묘하게, 빙글 빙글 웃으면서 무시하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들과 가족이 될 뻔 했다는 게 너무 소름 돋습니다. 지금은 비록 혼자인지라, 그리고 남자친구는 괜찮았던지라 가끔 그때 그냥 조금만 굽힐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잘 박차고 나온 거겠죠?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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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따봉
    에라모르겠다우
    09월 26일
    부모님 무시하는데 참을수있나요 잘하셨습니다.
    부모님 무시하는데 참을수있나요 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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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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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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