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와 얼룩의 지배 아래 살던 옛날, 무선 청소기는 흡입력이 떨어지고, 유선은 선이 거추장스러워 많은 날이 고단했다. 그때 나타난 것이 1세대 로봇청소기. 둥근 몸체로 방을 떠돌며 먼지를 빨아들이고, 조금 소란스럽지만 자동으로 먼지통을 비워주는 스테이션까지 있으니 이게 어디야 싶었다. 하지만 물걸레질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로청용 물걸레 키트를 손수 갈아끼우며, 더러워진 물걸레 키트를 손으로 직접 씻으며 불평 반, 체념 반으로 ‘그래도 내가 직접 닦는 것보단 낫지’라며 위안을 삼던 차, 화분에 늘어진 식물을 빨아들여 머리에 흙을 쏟아버린 바람에 고장으로 내 곁을 떠나버렸다. (다행히 화분은 무사하다.) 잠시의 공백 뒤, 새로이 등장한 후계자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물통만 채워주면 스스로 걸레를 적셨고, 흡입청소와 물걸레질을 동시에 해냈다. 걸레가 더러워지면 제 집으로 돌아가 빨아내고, 다시 스스로 말려내기까지 했다. 먼지통을 스스로 비워주는 거야 말할 것 없지. 내가 할 것은 가끔 물통을 채우고, 때때로 오수통을 비워주는 것 뿐. 청소라는 짐에서 한 발 더 벗어났음을 느꼈다. 이제 이 작은 친구는 단순한 가전이 아니라, 생활의 혁명이 되었다. 더이상 무거운 청소기와 씨름하느라 손목이 아플 일도, 물걸레를 빠느라 번거로울 일도 없다. 집은 저절로 반짝였다. 다만 러그 앞에서 잠시 멈칫하며 갈팡질팡하거나, 러그를 끌고 가거나, 테슬을 빨아들이는 건 아직 숙제로 남아 있긴 하나 이런 걸 로봇미라고 해야 할까. 그조차도 아직은 귀엽고 애틋하다. 우리집에 러그가 너무 많은 게 문제지만. 언젠가 내 집이 생기면, 그때는 직배수가 가능한 모델을 들일 것이다. 그러면 손수 물통을 채울 일도, 오수통을 비울 일도 없을테지. 아아, 그날이 오면 이 작은 동반자는 더욱 완전해질까? 그날이 오면 러그마저 완벽히 인식하며 러그용 청소를, 바닥용 청소를 따로 할 수 있게 될까? 그날을 기다리며, 새로 산 중급기 로봇 청소기 후기를 마친다. 로봇 청소기… 고장난 거 나눔하고 새걸로 사길 참 잘했다.
로봇청소기 없이 이 더러운 세상 어떻게 살죠?
09월 16일 | 조회수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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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버더레스
억대연봉
09월 16일
2024년 초
저희집, 부모임집, 처가집 총 3대 구입해서
관리하고 있어요 👍
로봇청소기는 잘 돌고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소모품 체크가 필요합니다 ^^
2024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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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하고 있어요 👍
로봇청소기는 잘 돌고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소모품 체크가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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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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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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