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너만 써라." 아버님의 비밀 용돈에 자꾸 눈물이 납니다.

09월 16일 | 조회수 45,025
확정아님

주말에 뵙고 온 시아버님 생각이 나서 글을 씁니다. 지난 주말에도 아버님은 어머님 몰래 저를 부엌으로 부르시더니 5만원짜리 두 장을 제 손에 쥐어 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매번 똑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이건 남편 주지 말고, 너만 몰래 맛있는 거 사 먹어라. 알았지? 저희 아버님이 작년부터 초기 치매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가끔 사람을 못 알아보실 때도 있고 하셨던 말씀을 또 하실 때가 잦아졌어요. 그래서 더 찾아가서 뵈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런 아버님이 다른 걸 잊어가는 와중에 며느리 챙겨주고 싶은 마음 하나는 잊지 않으셨나 봅니다. 정정하실 때도 아들보다 저를 더 챙기고, 딸보다 더 공주처럼 모셔주셨거든요. 제가 드리는 생신 선물 같은 건 아깝다며 쓰지도 못하시면서 손님들 오시면 슬쩍 꺼내서 자랑하시곤 하셨는데. 어떤 날은 오전에 용돈을 주시고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시고 오후에 저를 또 불러서 똑같이 용돈을 주실 때도 있습니다. 아니 어디서 그렇게 현금이 계속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은 이왕 받은 거니까 말씀대로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하지만 저는 그 돈을 쓸 수가 없더라구요. 주말에는 아버님이 주신 오만원짜리 두 장을 부적처럼 지갑에 넣고, 빼지 않은채로 계속 들고 다니고 있어요. 아버님이 저를 아끼신다는 의미니까, 저를 지켜주는 마음이 그 돈에 담긴 것 같아서요. 그 나머지 돈들은 모두 집에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은행에 입금도 않은 채로요. 언젠가 아버님이 이마저도 잊게 되실까 봐 두렵지만, 그때가 오면 지금 받은 사랑을 더 곱절로 돌려드리는 시기가 오겠지요. 지금 받은 용돈들은 고이 뒀다가 그때 아버님께 맛있는 거 사드리려고 해요. 그 날이 오지 않았으면, 오더라도 천천히 왔으면 싶지만요. 지갑을 열었다가 아버님이 주신 부적이 보여 이야기 전하고 갑니다. 아버님의 따뜻한 마음이 불특정다수의 여러분의 마음도 데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왜 이렇게 찰나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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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맨땅헤딩조아
    09월 16일
    주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받는 마음도 알아보는 마음도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부디 더는 기억을 놓지 마시길 빕니다.
    주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받는 마음도 알아보는 마음도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부디 더는 기억을 놓지 마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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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
    수수파
    09월 17일
    이래 심성고우신분들이 행복한세상이 되길바랍니다
    이래 심성고우신분들이 행복한세상이 되길바랍니다
    65
    꿈을향해2
    09월 21일
    ㅇㄷ
    ㅇㄷ
    1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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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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