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쁜 남편입니다.

09월 08일 | 조회수 49,626
베풀며살자
억대연봉

클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곳에는 처음 글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나눌 곳이 없어 나눕니다. 첫 아이를 가진 사실을 모르고 연애를 하다가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고 곧바로 결혼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지금 아내가 지금 제가 일하는 회사 2년 계약직으로 있는 동안 만나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정주부입니다) 남들 다 하는 예물/예단 등은 생략하고 결혼식장 + 스드메부터 잡았습니다. 상견례도 약식으로 하고 배가 점점 불러오기 전에 웨딩촬영도 끝내고 식도 잘 마쳤습니다. 임신 5개월차 때 해외로 신행 다녀온 후부터 첫 아이 출산 전까지는 모든 신경이 아내의 건강과 순산에 집중되었습니다. 사랑스런 첫 아이가 태어났고 산후 조리원을 예약해 주었습니다. 나름 아내가 카페 같은 곳에서 조리원 동기들을 모집해서 할인 받아 들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알뜰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100일때까지는 한 방에서 같이 자면서 제가 육아를 도왔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다보니 기저귀는 제 담당이었습니다. 100일이 지나니 대상포진이 저에게 찾아오더군요. 그래도 열심으로 아내와 아들을 돌보았다는 표창처럼 느껴져서 뿌듯했습니다. 여느 자녀 있는 집 처럼 육아에 시달리며 피로를 달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집에서 육아를 하는 아내가 걱정되었고 최대한 육아와 가정일을 도왔습니다. 평일에는 야근이 좀 많아서 주말에는 거의 제가 아이를 돌보았고, 최대한 아내가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월 1~2회 정도 토요일에는 아내를 하루종일 밖으로 자유시간을 주어 내 보냈습니다. 이 때도 하고싶은거 하고 먹고싶은것도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라고 제 카드를 쥐어 보냈습니다. (평균 15-20만원정도 쓰더군요) 육아가 힘들다 보니 음식을 조리하기 어렵다고 하여 배달음식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저도 주말에 아이보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많았으니까요. 배달 횟수는 점점 늘었고 한달에 식비로 100만원은 그냥 넘어갔습니다. 육아스트레스와 매너리즘에 빠진 아내는 산후 우울증 같은 것이 찾아왔고, 아이에게 핑크퐁과 뽀로로를 소개시켜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몸은 소파와 자주 가깝게 지내게 되었고 아내의 몸은 서서히 불어갔습니다. 1년이 지나 돌을 지나면서 그 동안 수고한 아내에게 마음으로 고마웠고 깜짝 이벤트로 작은 선물을 하나 사 주었습니다. (명품 가방) 고맙다고 하는데 잘 안들고 다니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지금도 드레스룸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선물을 사줄 때 와이프가 갖고 싶은 것을 사줘야겠다라는 큰 수업비를 지불했습니다. 친정은 지방에 있어서 결혼 전 와이프는 혼자 자취를 하였습니다. 연애할 때 본 바로는 한달 벌어 한달 쓰는 생활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축이나 예비비는 없어 보였습니다. 심지어 연애할 때 딱 한번 30만원을 빌렸다가 다음달 갚은 적이 있습니다. 1번으로 끝나서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금액도 상대적으로 소액이었기에 너그러이 넘어갔습니다. 결혼 후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 둔 아내를 대신해서 제가 집안 경제권을 쥐게 되었습니다. 아내에게는 매달 초 60만원의 용돈 (출처를 묻지 않는 아내만을 위한 돈)과 생활비 100만원을 입금해 주었습니다. 위 언급한 배달음식 덕에 생활비 100만원은 금새 동이 나기 일쑤였고, 평균 달에 한번정도 더 50만원정도씩 송금을 해 주었습니다. 주말에도 아내 생활비 100만원은 제가 일절 터치하지 않고 제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아이들 키즈카페, 마트 장보는 비용, 외식 비용 등등) 한번은 밖에 장을 보고 계산하려는데 제가 지갑을 안가지고 와서 아내에게 먼저 계산해 달라고 했더니 돈이 없다고 하더군요. 생활비는 떨어져 갔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매달 60만원 받는 돈도 있는데 15만원 정도 나온 마트값을 계산할 돈도 없다고 하니 당황스러웠습니다. 60만원을 어디에 쓰냐고 묻고 싶었지만 제가 전제 조건으로 절대 묻지 않겠다고 해서 넘어 갔습니다. 몇 달 후 위와 동일한 상황에서 아내가 여전히 돈이 없다고 하자 그 때 제 궁금증은 더 커져 갔습니다.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혹시 용돈이 모자른지 물었습니다. 그제서야 아내는 조심스럽게 사실 결혼 전에 진 대부업 빚이 있고, 결혼하며 유일하게 처가에서 보내준 혼수들이 사실은 다 장기랜탈이라 렌탈비를 낸다고 하더군요.. 일단 대부 금액을 물었더니 1500만원 정도라고 하여 그 자리에서 1500만원 이체해서 정리했습니다. 더 갚을돈 없는거 아닌지, 그 동안 맘 고생 많았다고 마음을 살펴주며 괜찮다고 했습니다. 1500만원이 아까웠냐구요? 전혀요, 오히려 1.5억이 아닌게 어디냐는 마음에 감사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혼수를 랜탈로 한건 부모님한테 최대한 손을 벌리기 싫었다고 하네요. 아내의 육아로 인한 우울증인 지속 중입니다. 애들 학교 보내면 넷플릭스 도장깨기도 아니고 누워서 일어나지를 않습니다. 경제관념이 부족하고 스스로의 매너리즘과 귀차니즘에 빠진 아내를 구해주고 싶습니다. 아내를 위해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조언 부탁 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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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뭉구뭉
    억대연봉
    09월 08일
    전 여자인데요. 남편분 너무 대단하시네요 나중에라도 경제권은 아내분에게 주시지 마시길 바라구요. 아내분이 우울증인 거 같으니 심리상담 추천드려요. 조금씩 개선되길 바라겠습니다. 남편분이 달라질 부분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전 여자인데요. 남편분 너무 대단하시네요 나중에라도 경제권은 아내분에게 주시지 마시길 바라구요. 아내분이 우울증인 거 같으니 심리상담 추천드려요. 조금씩 개선되길 바라겠습니다. 남편분이 달라질 부분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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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4
    베풀며살자
    작성자
    09월 09일
    네 가급적 경제권은 제가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도 기회 되면 시도해 보면 좋을 듯 하네요. 조언 감사 드립니다!
    네 가급적 경제권은 제가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도 기회 되면 시도해 보면 좋을 듯 하네요. 조언 감사 드립니다!
    36
    소호짱
    09월 14일
    글에서 이런저런 예기를 하지만 남편분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글에서 이런저런 예기를 하지만 남편분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6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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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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