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딱 이만큼이면 행복하다, 라는 기준을 세우는 것은 단순한 자기 위안이나 소박한 태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행복을 위한 하나의 전략입니다. 우리는 모두 제한된 자원 속에서 살아갑니다. 돈도, 시간도, 에너지도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 무작정 욕망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만족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집에 사는 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고, 또 다른 사람은 취미와 여가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또 다른 이는 검소하게 살더라도 저축과 자산 축적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디에서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지를 분명히 정하는 일입니다. 행복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전략적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곧 무엇을 포기할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기회비용의 문제입니다. 집을 더 좋게 할 것인가, 아니면 여가에 더 투자할 것인가, 저축을 늘릴 것인가—이 모든 선택은 동시에 할 수 없고,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합니다. 행복 기준을 세우면 이런 선택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단순히 소비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내 행복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지 판단하고 그쪽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완벽히 계산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늘 최적의 선택을 찾아 헤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정하고 그 안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것이 바로 ‘만족화(satisficing)’라는 개념인데, 행복의 기준은 만족화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끝없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헤매는 대신, 내가 정한 선에서 만족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또 쾌락의 적응이라는 심리학적 원리를 다루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람은 새로 얻은 것에 금세 익숙해지고, 처음 느낀 기쁨은 빠르게 사라집니다. 그래서 아무리 큰 집이나 좋은 차를 가져도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끝없는 비교나 더 큰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만족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식주는 평범해도 여가와 취미에 지출할 때 행복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여행, 운동, 취미활동 같은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집과 음식 같은 일상적 삶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그 부분에 자원을 더 많이 쓰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어떤 이는 검소하게 살면서 저축이나 자산을 늘려가는 과정 자체에서 성취감을 얻습니다. 이 경우 월 소득의 일정 비율을 꾸준히 저축하고, 그 과정을 ‘내 행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전략적으로 적합합니다. 결국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지출 구조에서 가장 만족을 얻는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전략이냐 하면, 행복도 일종의 자원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시간, 돈,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계획 없는 행복 추구는 마치 회사가 예산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돈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 기준을 정하는 것은 기업의 전략 기획처럼 자원을 최적 배분하는 과정입니다. 덕분에 삶은 불필요한 낭비 없이 효율적이고 만족스럽게 흘러갑니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를 밟을 수 있습니다. 먼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정리해야 합니다. 의식주, 건강, 관계, 여가, 성장 같은 항목에 점수를 매겨보는 겁니다. 이 과정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기초가 됩니다. 다음으로 시간과 돈의 배분을 계획합니다. 월 소득의 몇 퍼센트를 주거에, 얼마를 여가에, 얼마를 저축에 배정할지를 정하는 것이죠. 이후에는 작은 규칙들을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외식은 한 달에 몇 번 이하, 고가 구매는 2주 이상 숙성 후 결정한다는 식의 규칙을 만들면 기준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자동 이체나 캘린더 블록처럼 시스템을 걸어두면 의지력이 약해질 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달이나 분기마다 실제 만족도를 점검하며 기준을 수정하면 됩니다. 행복의 기준은 단일한 지점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처럼 설계될 수 있습니다. 필수적인 부분(주거, 식사, 안전망), 경험적인 부분(여행, 취미, 관계), 성장적인 부분(교육, 건강), 그리고 여유의 부분(저축, 휴식)을 나눠 각각 최소 기준과 이상 기준을 설정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부분에서 줄이고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더 명확해집니다. 이 기준은 인생의 국면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청년기에는 자산은 적고 시간이 많으니 성장과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년기에는 책임과 안정이 중요해지므로 생활의 기반과 가족 중심의 여가에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은퇴기에는 고정 소득이 줄어들기에 건강과 여유를 중시하는 기준으로 바뀌는 것이 현명합니다. 물론 기준을 세운다고 해서 외부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동료의 소비, SNS의 과시, 주변의 기대는 끊임없이 기준을 흔듭니다. 하지만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주변에도 알리면 불필요한 비교에서 벗어나 내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아니라, 내가 정한 기준대로 사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행복 기준을 세우면 성장을 멈추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이는 오해입니다. 기준은 성장을 막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위한 기반입니다. 기준을 정해 놓으면 불필요한 탐색과 방황이 줄고, 그 에너지를 새로운 도전이나 성취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기준은 안전망이고, 그 위에서야 비로소 모험과 도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결국 ‘나는 딱 이만큼이면 행복하다’는 기준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삶을 전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나침반입니다. 비교와 욕망의 무한 경쟁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고, 한정된 자원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행복은 무작정 많은 것을 쫓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정한 기준을 지키며 작은 만족을 꾸준히 쌓아가는 데서 오는 안정과 성취가 진짜 행복입니다. 오늘 당신도 종이를 꺼내어, 나만의 행복 기준을 적어보고, 그에 맞는 작은 실행을 시작해 보십시오. 그것이 전략적 행복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데어라이프) 행복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09월 05일 | 조회수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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