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스토리) 왕가의 가족사로 보는 조선초 역사

08월 11일 | 조회수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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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따봉
X전략지식

조선 왕조 초기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표면적인 교과서 서술 뒤에 감춰진 인간적인 면모와 의외의 사실들이 숨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건국부터 세조까지’라는 단순한 왕위 계승의 흐름이지만, 속살을 보면 전주 이씨 가문의 집안 이야기이자, 정치와 전쟁, 야망과 이상이 맞부딪히는 서사입니다. 이성계는 고려 말 혼란 속에서 변방 출신 무장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문은 완전히 미천한 집안이 아니었습니다. 전주 이씨라는 성은 이미 고려 전기부터 명문 가문에 속했고, 이성계의 조상들은 무관으로서 국경 방어에 큰 공을 세운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그 세력이 한양이나 개경 중심부가 아닌 북방의 함경도 쪽에 자리 잡았기에, ‘변방 무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죠. 이성계 자신도 단순한 무장이 아니라, 불교와 유교 경전에 능통했고, 병법과 외교 감각을 겸비한 지도자였습니다. 흔히 ‘무인’으로만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정치 감각과 장기적 안목을 갖춘 지략가였다는 점이 의외입니다. 둘째 아들 정종(이방과)은 형 이성계와 함께 고려 말 전장을 누볐지만, 형제 중 유난히 온화하고 사람을 잘 다루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는 용맹했지만 권력욕이 크지 않았고, 형과 이방원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재위는 짧았지만, 조선 건국기의 혼란을 잠시나마 누그러뜨린 숨은 공로자였습니다. 이방원, 즉 태종은 흔히 ‘냉혹한 권력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자의 난에서 형제와 정적을 제거한 일로 비정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반전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그는 시와 글씨에 능했으며, 자식 교육에 매우 철저했습니다. 또한 세금 제도 개혁과 호패법 도입 등 백성을 통제하고 보호하는 제도를 확립했습니다. 단, 권력 장악 과정에서 보여준 과감함과 잔혹함이 그 공적을 덮은 셈입니다. 세종은 ‘성군’으로 너무도 유명하지만, 그 역시 의외의 면모가 있습니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종종 국정을 대신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러나 학문과 기술에 대한 열정은 유례가 없었고, 특히 천문학·음악·의학 분야까지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군사적으로도 한명회와 김종서를 활용해 북방 방어선을 확장하는 등, 평화주의자라는 이미지와 달리 상당히 전략적인 군주였습니다. 문종은 세종의 장남으로, ‘엄친아’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문무를 겸비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학문적 재능이 뛰어났고, 외교와 군사 훈련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병약하여 재위 2년 만에 승하한 것이 그의 가장 큰 비극이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도 법제 정비와 국가 의례 확립에 힘썼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단종은 흔히 ‘비운의 소년 왕’으로만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정치 감각이 예민했고, 자신을 지키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세조의 압박 속에서도 신하들과 은밀히 연락하며 복위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너무 어렸고, 세력이 약해 끝내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세조는 조선 초기 왕들 중에서도 유독 논란이 많은 인물입니다.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충신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계유정난으로 대표되는 그의 집권은 정치적 안정이라기보다 철저한 숙청과 공포 정치였습니다. 권력 유지를 위해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제거했고, 이는 조선 정치 문화에 깊은 불신의 씨앗을 남겼습니다. 법제 정비나 경국대전 편찬이 그의 업적이라 하지만, 그 바탕에는 피로 물든 왕위 찬탈이 있었습니다. 유교 국가에서 군주로서의 도덕성을 훼손한 그의 행적은, 후대에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조선 초기의 왕들은 각자 강점과 약점, 그리고 알려진 모습 뒤에 숨은 인간적인 면모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가족사가 정치라는 무대 위에서 어떻게 드라마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줍니다. 결국 조선 초기는 ‘전주 이씨 가문의 영광과 갈등’이라는 시선으로 보면 훨씬 생생하고, 왕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혈연과 권력, 이상과 현실이 얽힌 서사의 주인공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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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동 따봉
    Superate
    08월 12일
    오백년 가량 지속된 고려왕조를 역성혁명으로 집권하며 탄생한 조선이 아무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는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개국 공신 숙청, 왕권 강화, 고려 권문세족 청산 등의 당연한 과정과 맞물려있는 비극적 사건들과 역할들이겠지요. 특히 태종이 그렇게 안했으면 조선은 3대도 못가서 망하는 나라가 됐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백년 가량 지속된 고려왕조를 역성혁명으로 집권하며 탄생한 조선이 아무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는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개국 공신 숙청, 왕권 강화, 고려 권문세족 청산 등의 당연한 과정과 맞물려있는 비극적 사건들과 역할들이겠지요. 특히 태종이 그렇게 안했으면 조선은 3대도 못가서 망하는 나라가 됐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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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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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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