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보러 무작정 떠난 핀란드 여행기 3편 (긴글 주의)

08월 09일 | 조회수 1,758
쌍 따봉
본투비한량

이제 드디어 오로라를 만나는 날입니다! 아직도 가끔 닮은 구름만 봐도 심장이 덜컹해요 그만큼 아름다웠다는 이야기⭐️ 그럼 여행기 들어갑니당 - 숙소로 돌아오니 숙소 주인장의 생일때문에 스탭들이 분주했다. 파티를 한다고 하는데 이걸 우째 우리는 이미 오로라헌팅을 예약해서 나가야 하는 것을ㅜ.ㅜ 아쉬웠지만 오로라를 꼭 만나야 하니 마음을 달랬다. 물론 숙소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좀 더 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에 신청한 오로라헌팅. 오로라는 오로라레벨 3 이상일 경우 빛이 없는 맑은 하늘이라면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한데, 오로라헌팅은 그렇게 빛이 전혀 없는 시커먼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우 친절한 영국태생의 가이드와 함께 우리는 그 날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았지. 사진은 마지막에 대거 투하할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그렇게 오로라를 보고 오니 숙소의 하늘 뒷편으로도 약간의 오로라가 어려 있었다. 그리고 아카슬롬폴로에서의 마지막 날. 가장 가까운 병원이 차타고 두세시간은 달려야 하는 로바니에미의 병원인지라 병원으로 가는 차안에서 태어나는 아가들이 많은, 겨울에는 관광산업으로 벌이를 하고 봄여름가을에는 낚시를 하며 쉰다는 이 여유로운 동네. 지금이야 호수가 얼어 있지만 호수가 녹는 봄부터는 아카슬롬폴로-일라스 부근의 모든 호수의 물은 그냥 떠먹어도 될 만치 맑다고 한다. 나중에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되면 이 동네의 여름에도 한 번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키틸라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길에 만난 풍경들 너무 아름다운데 사진 첨부를 아래에밖에 못 하는 게 너무 아쉽네요) 3월에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 내가 어찌나 대견한지 어휴, 겨울을 온전히 느끼면서 살살 녹는 봄기운까지 맡을 수 있고, 오로라가 있는데도 그렇게 춥지 않은 핀란드의 3월. 물론 그렇게 춥지 않다는 것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핀란드의 겨울 대비 춥지 않다는 말이지 핀란드의 3월은 한국의 한겨울만큼 춥다. 키틸라에서 사리셀카까지는 직선거리가 200km 정도밖에 안되지만, 그래서 비행기를 타자 바로 내려야 하지만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비행기값은 후덜덜이다. 특히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듯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으로 급히 예약을 한지라 더욱 비쌌다. 금세 이발로공항에 도착해서 사리셀카로 가는 공항버스를 탔다. 역시 공항 밖으로 나오면 보이는 버스들 중 아무나 잡고 물어보면 된다. 버스여행객의 기본은 버스 제일 앞좌석에 앉는 것. 그러면 옆으로 지나는 풍경과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모두 온전히 가질 수 있다. 특히나 바람에 넘실대며 춤을 추는 싸락눈과 파란 하늘이 마치 판타지 영화 속 한 장면 같아서 어린아이처럼 나는 들떠 있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밖을 보다 보면 숙소에 도착을 하게 된다. 사리셀카에 대한 정보는 한국말로 검색해도 꽤 나오니 자세한 이야기는 않겠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득실대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일본어 안내문과 책자가 즐비한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스캐닝한 후 밖으로 나와 많이 다니는 차들로 새카매진 눈길에 하얗기만 했던 아카슬롬폴로를 그리워 하다 주린배를 채우러 호텔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는 훈제연어피자. 아이고 세상에. 이건 진짜 맛있었다. 연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신선한 재료는 다르다는 것이, 연어와 피자가 이리 잘 어울리는 음식임을 이 날 깨달았네. 이러니 다들 라플란드에서는 연어를 먹는구나. 다들 연어 드세요 두 번 드세요 당연히 맥주를 빼먹을 수 없지. 헬싱키에 KARHU가 있다면 라플란드에는 LAPIN KULTA가 있다! 핀란드 맥주가 딱히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익숙한 맛이어서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주변 산책에 돌입했다. 밤의 오로라스팟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오로라지수가 3이었기 때문에 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많이 들떴지만 푹푹 빠지는 눈들에 탐험이 조금 힘들긴 했다. 대충 자리를 봐놓고 일몰을 본 후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의 액티비티를 예약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나섰다. 순록썰매를 타야 했으니! 사미족 전통복장을 차려 입으신 사미족 아저씨께서 호텔로 픽업을 오셨다. 대부분 유창한 영어를 쓰던 아카슬롬폴로의 젊은이들과는 달리 사리셀카의 액티비티들은 사미족이 직접 하는 일이 많아 영어에 서툰 분들이 많았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으나 손짓 발짓으로 대충 알아듣고 오케이, 차에 올라타서 다른 참가자들을 기다리다 순록사파리로 출발! 이번에는 순록사파리에서 완전무장을 하게 된다. 핀란드, 특히 라플란드지방의 겨울은 워낙 추운지라 핀란드사람들은 추위라는 것에 트라우마 비슷한 것이 있는 듯 했다. 그렇게 긴 겨울을 몇 번을 보내고도 다들 추위에 학을 떼면서 이렇게 완전무장을 시키는 것이 조금 슬프고 또 약간 귀엽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에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완전무장 완료. 이번에도 2인 1썰매. 1썰매당 순록은 한마리씩. 그래서 개썰매와 같은 속도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뉘엿뉘엿 저무는 해처럼 천천-히 숲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몸을 맡기면 된다. 썰매 자리를 나눠 앉게 된 분은 헬싱키에서 오신 한 할머니셨는데, 스키를 워낙 좋아하시는 남편과 함께 매년 겨울마다 사리셀카를 찾는다고 하셨다. 이 날 아침에도 일찍부터 남편은 스키를 타러 가시고 할머니 혼자 심심해서 순록 썰매를 타러 오셨다고. 동화같은 풍경을 오롯이 즐기기에는 순록썰매 만한 것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터벅터벅 순록이 걷는 소리, 사각사각 썰매날이 눈을 스치는 소리, 후두둑 나무에서 눈이 떨어지는 소리 누군가들은 순록썰매가 재미없다고들 하지만 - 뭐 사실 재미를 찾으려면 순록썰매를 타는 것은 비추이긴 하다 - 내게는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해드린 것도 없는데 헤어질 때 고맙다며 꽉 끌어 안아주시던 동승자 할머니까지. — 4편

너무 길어서 다음에 또 이어 오겠슴다. 오늘은 그렇게 처음 만난 오로라 사진과 귀여운 순록과 오로라 없이도 아름다운 밤하늘 사진을 첨부하고 떠나요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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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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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쿠
    08월 12일
    리멤버에 글 스크랩 기능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멋진 글 감사합니다. ^^ (이 댓글을 리멤버 개발자님이 싫어하실 듯..ㅋㅋ)
    리멤버에 글 스크랩 기능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멋진 글 감사합니다. ^^ (이 댓글을 리멤버 개발자님이 싫어하실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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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쌍 따봉
    본투비한량
    작성자
    08월 13일
    극찬이네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극찬이네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1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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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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