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화장실이 두 칸 뿐일 때 벌어지는 비극. 지난번의 업보인 걸까요.

08월 08일 | 조회수 714
비가내리고

어제 마신 술 때문이었을까요 오늘 점심때 먹은 돈가스 때문이었을까요 속이 종일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화장실을 대체 몇 번을 들락날락했는지 무슨 회사에 화장실이 두 칸 밖에 없는 겁니까 한 층에 일하는 직원이 60명이 넘는데 말입니다! 끙끙대고 있으면 밖에서 기다리는 소리가 들려서 제대로 집중도 못하고 찔끔찔끔 내보내고 자리에 앉으면 다시 신호가 와서 내가 일하려고 출근한건지 바깥 화장실 쓰려고 출근한 건지 구분이 안 가는 상태였지 뭡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반반차를 썼습니다. 최대한 밖에서 지릴 확률을 낮춰야 할 것 같아서요. 밖에 오래 있을수록 밖에서 지릴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근데, 집에 가려고 일어서서 걸으니까 신호가 더 오는 겁니다. 사무실 자동문을 열고 엘베 버튼을 누르고 엘베를 기다리는 그 시간부터 괄약근에 잔뜩 힘을 줬습니다. 똥꼬요 똥꼬. 종일 그놈과 사투를 벌이느라 이제 머릿속에 다른 단어는 다 사라진 기분입니다. 집까지 걸리는 시간이 40분인데 엘베도 타기 전에 이렇게 힘이 든다니. 엘베에는 저밖에 없었는데요. 속이 너무 꾸룩꾸룩대서 저도 모르게 깨스를 뿜어버렸습니다. 갑자기 지난번 상무님께 죄송했던 일이 떠오르네요. 지금 저의 이 고통은 그날의 업보인 걸까요. 덩어리 말고 깨스만 골라서 내보내는 것은 정말 정교한 작업이었죠. 아 냄새는 또 어찌 그리 고약한지. 엘베에 저 뿐인 것에 감사했습니다. 하늘에 감사드렸습니다. 엘베가 4층에서 서고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요. 문이 열리자 냄새가 신나서 탈출을 했나 봅니다. 깨스에게는 엘베가 너무 좁았던 것이지요. 대류란 참 신기한 현상이죠? 열린 문으로 들어오던 분이 얼굴을 확 찌푸리며 저를 흘겼습니다. 저는 물론 모른척 했고요. 제것이 아닌 척 말입니다. 제가 타기 전에 누가 깨스를 살포하고 내렸을 수도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온몸으로 그런 척 했습니다. 물론 똥꼬에 힘을 빡 준 상태로요. 이러다보면 힙업이 되는 거 아닐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정류장까지 어찌어찌 잘 갔습니다. 택시를 탈까 고민도 해봤는데 택시에 지리면 세차비 15만원 내야 한단 말을 들었던 기억이어서 포기하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아무래도 앉는 것이, 의자가 똥꼬를 막아주니까 괜찮겠다 싶어서 앉았는데 말입니다. 어쩐지 오늘따라 난폭하게 느껴지는 버스가 급정거를 한 순간 뭔가가 깨스와 함께 삐져나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요. 이 냄새는 결코 안되는 냄새였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어제가 입추였던 게 어찌나 감사한지 바람이 선선해서 그냥 바람 쐬고 싶은 사람 코스프레가 가능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주변에 왔다가 멀어진 승객들은 그냥 기분탓이었겠지요? 다행히 조금만 지린 채로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화장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종일 화장실에 앉아있을 예정입니다...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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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노예
    08월 08일
    쌌네...쌌어
    쌌네...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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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비가내리고
    작성자
    08월 09일
    아니요! 지렸을 뿐입니다...
    아니요! 지렸을 뿐입니다...
    1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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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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