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사 버튼은 누르지 못한 채 이년 하고도 일곱번째 월요일을 울면서 맞았다. 팀장의 말투는 사람을 갉아먹었고, 일은 버겁고,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퇴사 버튼을 누르고 싶었지만 통장이 가벼웠고, 어디까지가 버티는 것이고 포기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은 그렇게 울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어.” “…그럼 엄마랑 어디 한 번 가볼래?” 엄마가 데리고 간 곳은 어느 동네 골목 안 작은 점집이었다. 바람에 댕- 댕- 소리내던 오래된 장독대 옆 풍경. 처음이라 낯설고 시끄러웠던 마음이 풍경 소리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2. 너, 사주에 쉼표 있어 무당은 내 이름을 묻지도 않았다. 그냥 내 얼굴을 찬찬히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너, 사주에 쉼표 있어.” “한국 사람들은 쉼 없이 사는 걸 미덕이라 한다지만, 넌 중간에 멈춰야 다음 장이 보이는 운이야. 멈추지 않으면 계속 똑같은 페이지에만 머물 거야.” “지금은 잠깐 쉬는 게 맞는 길이야. 네가 실패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길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묘하게 힘이 풀렸다. 누구도 그런 식으로 괜찮다고 말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3. 엄마도 예전에 멈췄었어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말했다. “엄마도 예전에 쉬었었어. 너 낳기 전에 많이 아팠거든.” “그래서 잠깐 멈췄더니 네가 오더라.” “그거, 참 좋은 운이었다고 생각해.” 그 말을 듣고 나니 쉼이 낭비가 아니라 선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멈추는 건 나약한 사람만 하는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 그건 내가 지친 걸 인정하지 않으려던 고집이었을지도 모른다. 4. 그리고 나는 멈추기로 했다 나는 결국 휴직계를 냈다. 사표도 아니고, 퇴사도 아니고, 그냥 잠시만. 한 달 만이라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보자고 다짐했다. 찌르는 줄만 알았던 여름 햇살은 생각보다 보드라웠고 잠은 생각보다 잘 들고 아침에 눈도 잘 떠졌다 아무것도 괜찮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아직 휴직이 끝난 후 어떻게 해야 할 지 정해둔 건 없다. 다시 회사에 가서 이전과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될 수도, 아니면 아예 퇴사를 한 후 더 긴 쉼의 시간을 갖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점집 앞 풍경소리가 아직도 기억난다. 아마 그건 내가 처음으로 괜찮다는 말을 마음으로 들은 날이었기 때문일 거다. 쉬는 것도 운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잠깐 멈춘 거니까. 그러니까 지금 너는 잘 가고 있는 거야. - 이곳에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경험을 살짝 적어두고 갑니다.
자유주제
잠깐 쉬어도 괜찮은 운세
25년 08월 03일 | 조회수 373
d
dbrdbr
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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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아얼음조금만요
25년 09월 09일
휴직계를 받아주는...갓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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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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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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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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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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