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참았더니 다음 데이트 약속이 생겼습니다❤️

07월 30일 | 조회수 2,072
금 따봉
스미스미

어제였죠, 화요일. 결전의 날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김대리님❤️과의 첫 단독 점심 식사. 으아아! 아침에 거울 앞에서 패션쇼 하다가 지각할 뻔했어요. 너무 꾸민 티 나는 건 싫고, 그렇다고 너무 성의 없어 보이는 건 더 싫고! 결국 30분간의 사투 끝에 꾸안꾸(라고 생각하는) 셔츠와 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나름 좀 괜찮았던 듯? 헤헤 정신없이 오전 업무를 하느라 점심때가 다가온줄도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ㅋㅋㅋ이고 열두시가 다가올수록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어요. 김대리님이 골라주신 식당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베트남 음식점이었는데요. 부지런한 자가 미인을 차지하는 법이니까 ^.^ 먼저 가서 기다렸어요. 인테리어도 예쁘더라구요. 역시 김대리님이야 생각하며 메뉴판을 정독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네요. 김대리님이 들어오죠. 첫눈에 난~ "죄송해요 제가 더 먼저 왔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얼마 안 기다렸어요. 괜찮아요. 와주셨으니까 됐어요! "뭘로 드실래요? 고르셨어요? 전 여기 오면 분짜 먹거든요. 고수 많이 넣어서 먹는 거 좋아하는데, 스미스미님은 어떠세요?" 고수요. 고수라. 고수... 김대리님의 고수가 되고 싶긴 한데 안타깝게도 제게 고수는 그저 샴푸맛 풀일 뿐인데요 아니 샴푸를 어떻게 먹냐고요... 그런데 그 순간, 제 뇌는 또 다시 멋대로 입을 열었습니다. "아 진짜요? 저도 좋아해요! 분짜에 고수, 너무 좋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죠. 좋아한다니, 김대리님을 좋아한다도 아니고 고수를 좋아한다니!!!! "다행이다! 취향이 같네요! 고수 못 먹는 사람들 많아서 걱정했는데. 그럼 우리 분짜 하나, 쌀국수 하나 시켜서 나눠 먹을까요?" "사장님! 여기 분짜랑 양지 쌀국수요! 고수 많이 주세요!"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은 일. 곧 제 눈앞에 푸릇푸릇한 고수 산이 펼쳐졌습니다. 김대리님은 정말 행복한 얼굴로 고수를 듬뿍 넣어 비비기 시작했어요. 저는... 차마 그럴 수 없어서, 티 안 나게 고수 적은 부분을 집어서 입에 넣었습니다. 미미! 미스테리한 맛! 입 안에서 춤을 춘다 화장품! 누가 내 입에 샴푸를 짜 넣었나. 하지만 저는 웃어야만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처럼요. 김대리님은 눈치도 없이 '맛있죠?' 물으셨지만 김대리님 너어는 잘못이 없죠. 진짜 눈치없는 건 마이 마우스 마이 조동아리인걸요. 그리고 김대리님을 사모하는 나의 맘도 노눈치. 영혼 없이 억지로 웃으며 '네^^ 너무 맛있네요^^' 하느라 영혼까지 씹어먹은 기분. 식사가 어떻게 끝났는지 생각도 안 나네요 ^^... 그렇게 저의 첫 점심 데이트가 고수와의 사투로 막을 내리나 싶던 순간, 식당에 흐르던 노래가 바뀌었는데요. 낯익은 멜로디였어요. 저도 모르게 어? 이 노래... 했더니 김대리님 : 어? ㅇㅇㅇ 아세요? (누군지 적었다가 글 올리기 직전에 수정해요. 혹시 김대리님 지인들이라도 보면 안 되니까 ^.^) 하시는 거예요 세상에나 마상에나 아는 사람 거의 없는 가수인데 마이 바이타민 김대리님이 ㅇㅇㅇ을 아신다니요 전주만 듣고 ㅇㅇㅇ을 알아채다니요!!!! 저 : 네! 완전 팬이에요! 아니 ㅇㅇㅇ을 어떻게 아세요? 아는 사람 잘 없는데 너무 반가워요!!!!! 김대리님 : 그럼요! 엄청 좋아해요. 와... ㅇㅇㅇ 아는 사람 회사에서 처음 봤어요. 입 안에서 나던 화장품 맛이 마치 꽃처럼 느껴졌어요. 내 입에 내 맘에 꽃이 핀 걸까 꺄아 커피숍으로 옮길 생각도 못하고 내내 노래 얘기만 했습니다. ㅇㅇㅇ 얘기, 또 다른 밴드 얘기, 갔던 공연들 얘기까지. 대화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일 얘기, 회사 얘기가 아닌, 온전히 우리 둘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설레ㅠㅠㅠㅠㅠㅠ 어색함은 눈 녹듯 사라졌고 우리는 웃고 떠들다 점심 시간이 다 끝나가는 줄도 몰랐어요. 호다닥 식당을 나서서 회사로 돌아오는 길, 더위가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따사로운 햇살❤️ 나란히 걷는데도 어색한 침묵이 없었다구요. "다음에 공연 같이 가도 재밌겠네요." 김대리님이 웃으며 말했어요. 이거 뭐야 데이트 신청 아니에요?! 뭐 그게 아니어도 덕질은 같이 해야 재미니까, 그리고 같이 덕질하다 보면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김대리님 덕질과 최애 덕질을 같이 하게 되다니 일석이조! 너무 좋아요! 꼭 같이 가는 거예요!! 대답하는데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더라구요 하아 수명이 줄어든 것 같아 자리에 돌아와서도 한참 동안 멍하니 모니터만 봤네요. 음식 취향은 안 맞았지만 음악 취향이 너무 잘 맞다는걸 확인한 시간 어쩌면 억지로 고수를 먹을 만큼 제가 노력한 걸 본 신이 도움을 주신 거 아닐까요? 옛다 이 노래로 물꼬를 틀어라 이 녀석들아! 하고 ^.^ 마이 바이타민 김대리님 덕분에 제 플레이리스트가 더 특별해졌어요. 왠지 뭔가 진전이 좀 된 거 같죠? 신난다! 짝사랑기는 계속 됩니다. 투비컨티뉴드❤️ 다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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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터
    억대연봉
    08월 12일
    다음화줘 빨리!!
    다음화줘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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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따봉
    스미스미
    작성자
    08월 12일
    다음화 대령했숩니당
    다음화 대령했숩니당
    0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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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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