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문화/예술

크라우드 펀딩은 아무나 하나?

25년 07월 16일 | 조회수 184
도미닉강

세상 일이 기획서대로 굴러갈 수 없지만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그때 누가 이런 말을 했다. “크라우드 펀딩 해보셨어요?” 그래서 에이전시와 미팅을 잡았다. 그 대행사는 정말 훌륭했다. 정제되고, 차분하고, 체계적이고, 깔끔하고... 한마디로 나랑 좀 반대 스타일 같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퀵스타터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그들은 프랑스 애니메이션 Wakfu를 보여줬다. 아니, 그냥 보여준 게 아니었다. 그건 바로... 걸작이었다. 핸드 드로잉, 미친 세계관, 예술감성 폭발. 보는 순간, 나라도 후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 <한글 마법사 고마루>가 떠올랐다. 얼굴이 벌게졌다. 고마루? 의도는 좋은데... 예술성은? 솔직히 아직도 “기획 중”인 상태였다. 서사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들이 Wakfu의 피치덱과 무드 보드를 보여줬을 때,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론... 처절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멍했다. 그들이 만든 랜딩페이지, 영상… 이건 진짜 투자자들의 감성을 그대로 저격하고 있었다. 순간 나쁜 생각이 살짝 들었다. “혹시... 이분들 도움으로 저렇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그들의 성공 캠페인을 보면서 희망이 아니 갈등이 생겼다. 마음속 깊은 곳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건 비전이 아니라 욕심이다. 그리고 욕심에 실체가 없으면? 그건 그냥 값비싼 몽상일 뿐이다. 뭔가 땜빵해서 영상 만들어 낼 순 있었지만, 빌린 장면, 끌어온 의욕, 눈물 젖은 편집. 그런데... 그건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내 통장요정이 속삭였다. “…나도 이번엔 아니다.” 참고로, 그 요정은 보통 이런 말을 자주했다: “카드 긁자. 내일은 내일의 내가 갚을 거니까.” “이 정도면 예술이야. 일단 지르고 보자.” 근데 이번엔… 조용했다. 얘도 양심이 있었나 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조용히 나왔다. 살짝 감동했고, 반은 좌절한 채로. 왜냐하면 세상에 되돌릴 수 없는 건 오직 ‘시간’뿐이니까. 내가 현재 뭔가 망치면, 영원히 망친 거가 되니까. 내일 마음 편하려면 오늘은 좀 힘든 게 맞을 거 같다. 아마 이번은 아니었다. 우리는 Wakfu가 아니고, 그냥… PPT레인저였었다. 기획 의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뭔가를 이룰 것 같은 신뢰가 중요하네요............. 척 보면 알 수 있는.

첨부 이미지
댓글 0
공감순
최신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추천글
대표전화 : 02-556-4202
06235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5,6,9층
(역삼동, 포스코타워 역삼) (대표자:최재호, 송기홍)
사업자등록번호 : 211-88-81111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2016-서울강남-03104호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서울강남 제2019-11호
|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2020-3220237-14-5-00003
|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F1200020240004
Copyright Remember & Compan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