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쪼개기 상장’ 을 싫어할까?

05월 09일 | 조회수 3,355
avatar
쌍 따봉
든든 dndn
로보어드바이저 AI 자산관리

여러분이 ‘리멤버 전자’ 회사에 투자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반도체 사업이 유망해 보여서 선택한 회사였는데, 어느 날 회사가 “그 사업만 따로 떼서 새 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합니다. 반도체 사업에 주목해 투자한 회사인데, 그 반도체 부문만 쏙 빼서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 이건 내 주식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오늘은 소액 투자자들이 왜 소위 ‘쪼개기 상장’ 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사실 회사가 ‘사업을 분리해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은 기업 세계에서 자주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때 어떤 분할 방식을 취하는지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는 완전히 갈리게 되죠. 바로 ‘물적분할’ 과 ‘인적분할’ 입니다. ① 물적분할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모회사)가 새로 만든 회사의 모든 주식을 100% 갖는 방식입니다. 즉, 기존의 주주들은 신설 회사의 주식을 하나도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후에 회사가 상장까지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의 경우, 기존 회사의 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투자한 회사에서 ‘가장 유망했던 사업’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서 그 회사가 돈을 벌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② 인적분할 반대로,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 회사의 지분을 현재의 지분율만큼 나누어 갖는 구조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인적분할은 기존 기업 주식 외, 신규 기업의 주식을 새롭게 받게 되는 셈이죠. 이 경우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잘게 쪼개졌을 뿐, 여전히 기업 전체를 소유 중이라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인적분할은 분할 시에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많고, 소액주주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③ 회사들이 주로 선택하는 방식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은 물적분할 방식을 많이 택했습니다. 기업들은 왜 ‘물적분할’을 선택할까요? 물적분할의 경우, 새로 만든 회사의 지분을 모회사가 100% 소유하게 되므로, 이 회사를 상장 시키면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팔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돈은 새 투자자에게 받지만, 운영은 내가 계속 한다’ 는 구조가 가능한 셈입니다. 또, 잘 나가는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상장시키면 그 사업의 가치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물적분할은 소액주주에게 무조건 해가 되는 것일까요? 물적분할은 분할된 자회사가 외부 투자 유치, IPO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면 그 가치가 모회사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모회사는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의 가치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본래 투자하고 있었던 모회사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다만, 현실적으로는 자회사 상장 시 많은 경우에 가치가 유출되며, 주주 권리가 소외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④ 물적분할의 실제 사례 물적분할은 분할된 자회사의 가치가 주주에게 직접 이전되지 않는 특징이 있는 탓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름을 들어보셨을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그 중 하나였죠. 2020년 9월, LG화학은 전자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 당일 주가는 단숨에 6% 넘게 급락했고, 주주들이 국민청원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전자사업 부문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고, 2022년 1월에는 상장까지 하게 됩니다. 상장 당일, LG화학의 주가는 8% 넘게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찍었습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그날만 8.7% 급등했죠. 한 달 동안 LG화학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무려 1조 원을 넘겼고, 소액주주들은 체감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단숨에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죠. ⑤ 금융 당국의 개입 이런 일이 반복되자, 결국 금융당국이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9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 주주총회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한 주주는 회사에 주식을 팔 수 있게 됩니다. 둘째, 공시 강화 → 물적분할의 목적과 자회사 상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후 변경되면 정정공시를 의무화합니다. 셋째,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 → 물적분할 후 5년 내 상장을 시도하면, 모회사가 소액주주 보호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를 따져보게 됩니다. 물론, 보호 장치는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물적분할은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구조입니다. 회사에서는 유망한 사업을 따로 띄워 새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가 잘되면 모회사는 빠르게 영향력을 줄이며 지분 매각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피해는 그 회사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가 보게 되겠죠. ──── 여러분이 투자한 회사에서 분할 공시가 나온다면 먼저, 물적분할인지 인적분할인지를 꼭 확인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여러분의 주식가치가 갈리는 순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을 통해 물적분할이 뭔지 처음 아셨다면, 투자자로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건 좀 불공평한데?"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 이유도 댓글로 함께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본 콘텐츠는 리멤버x든든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입니다.

첨부 이미지첨부 이미지
댓글 72
공감순
최신순
    파이어를위해
    05월 09일
    코리아디스카운트 문제, 내 생에 과연 해결이 될까? 주주배당도 그렇고 국장만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문제, 내 생에 과연 해결이 될까? 주주배당도 그렇고 국장만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답글 쓰기
    10
    그늘밑
    05월 10일
    주주배당은 세제문제까지 겹쳐서 해결하기 어려울 문제인거 같습니다. 정부나 정치인들도 배당 많이주는거 원하지도 않고 세금 구조도 배당많이받는 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건보료 등에서 크게 손해보는 구조라서
    주주배당은 세제문제까지 겹쳐서 해결하기 어려울 문제인거 같습니다. 정부나 정치인들도 배당 많이주는거 원하지도 않고 세금 구조도 배당많이받는 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건보료 등에서 크게 손해보는 구조라서
    4
    은 따봉
    키아로
    05월 14일
    2222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원인중 한가지이죠 ESG중에서 G는 제끼고 ES만 열심히 강조하는 행태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2222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원인중 한가지이죠 ESG중에서 G는 제끼고 ES만 열심히 강조하는 행태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2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
대표전화 : 02-556-4202
06235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5,6,9층
(역삼동, 포스코타워 역삼) (대표자:최재호)
사업자등록번호 : 211-88-81111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2016-서울강남-03104호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서울강남 제2019-11호
|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2020-3220237-14-5-00003
Copyright Remember & Compan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