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로 퇴사통보

04월 29일 | 조회수 20,217
야끼소바빵거북이

안녕하세요. 100명 정도 규모의 홍보대행사 홍보팀으로 어제가 첫 출근이었습니다. 디자인 직종으로 일하다가 마케팅 쪽으로 직종을 바꾸고 싶어 PR홍보대행사 위주로 지원하다가 이번에 합격하게 되어, 오늘이 두 번째 출근이었는데요. 면접 당시엔 스타마케팅(협찬 관련)을 주로 하는 곳이고, 3년차부터는 본인 브랜드를 맡아 일하게 되며, 신입은 서포터로 일을 한다고 들었고, 장기 근속자가 많다고도 안내받았어요. 근데 막상 출근해보니 장기 근속자라는 게 진짜 20년 이상된 고인물 분들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6개월~1년 3개월 정도 근무한 사원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한 팀에 6명이면 4명이 고인물, 2명이 신입인데, 그 2명이 서서 하는 업무를 다 담당하는 구조예요. 그리고 여초라서 그런 건지 같은 팀이어도 개인플레이 성향이 강해서, 첫날에도 저에게 업무 안내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제가 이것저것 물어봐서 신입 사원분들이 가르쳐주고 있는 상황이에요. 제 직속 상사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요. 사실 4개 팀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원분들이 각 팀에 1명씩 퇴사해서, 그 자리에 저희를 뽑은 거였더라고요. 문제는, 하는 일이 ‘스타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 하루 종일 서서 물품 반납·입고 관리만 하는 거예요. 매니저들한테 협찬품 빌려주고 돌려받아서 정리하고, 이걸 8시간 내내 반복하는데 —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싶으면서 너무 우울하고 막막했어요. 저는 여기서 3년 경력 쌓으면서 외국어 공부도 병행해 글로벌 마케팅 쪽으로 이직하는 걸 목표로 들어온 건데, 과연 이 일을 3년 동안 하면서 내가 성장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이전에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회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디벨롭도 하면서 힘들긴 해도 ‘그래도 성장 중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일이 덜 힘들고 야근도 덜한데 오히려 더 막막한 느낌이에요. 오늘 점심에 사원분들이랑 밥 먹으면서 이야기해보니, 저희 전에 다섯 분이 일주일만에 퇴사하셨고, 그중 세 분은 잠수로 퇴사하셨다고… 그러면서 ‘잠수만 타지 마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마케팅’이라는 이름의 3년 경력과 미래를 위해 참고 버텨야 하나 했는데, 오늘 가족과 얘기해보니 그 정도로 안 맞는 곳이면 빨리 나오는 게 낫다고, 아무리 일로 자아실현하지 말라 해도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추가로 지금 퇴사 예정이신 분이 나가시게 되면, 면접 때 말씀해주셨던 내용과는 다르게 신입인 제가 6개 브랜드를 혼자 담당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원래 2명이라도 같이 하면 좀 나을 텐데, 그 2명 중 한 분이 이번 주에 퇴사의사를 말씀드리려고 이사님이랑 상담까지 잡아두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저 혼자 혹은 또 다른 신입분이 새로 들어온다고 해도 그분과 둘이서 그 많은 브랜드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미 처음부터 업무에 대한 안내나 교육도 없던 곳이라 너무 막막하고, 과연 이게 내가 목표로 하는 경력이나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하루빨리 새로운 분을 뽑을 수 있도록 내일 퇴사의사를 말씀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또 문제는 — 오늘 퇴사 예정자분들 말씀 들어보니, 이 회사는 퇴사의사를 밝혀도 퇴사일을 언제로 잡아줄지 기약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분들도 3개월 전에 말했는데 회사에서 계속 미루다가 이번 달 말에 퇴사일이 잡힌 거고요. 이걸 들으니 괜히 예의 지킨다고 얼굴 보고 퇴사의사 전했다가 거절당하거나, 이후 분위기 험악해질까 봐 걱정이에요. 그래서 첫출근 3일차에 문자로 퇴사의사를 전달해도 괜찮을지 여쭤보고 싶어요. 사실 누구한테 말씀드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팀 내부 이사님인지, 아니면 합격 문자 보내주셨던 인사 담당자님인지… 인생선배님들께 조언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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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starques
    05월 01일
    직원으로서 권리가 있으면 그와 동시에 책임과 의무도 따르는 겁니다. 퇴사하기로 마음 먹으셨으면 문자로 퇴사통보 하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니 상급자나 인사팀에 상담요청하셔서 퇴사 의사를 밝히시고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노동법과 근로계약서에 따라서 퇴사 절차를 밟으세요. 퇴사 의지가 강한 사람을 회사에서 계속 붙잡을 수는 없습니다
    직원으로서 권리가 있으면 그와 동시에 책임과 의무도 따르는 겁니다. 퇴사하기로 마음 먹으셨으면 문자로 퇴사통보 하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니 상급자나 인사팀에 상담요청하셔서 퇴사 의사를 밝히시고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노동법과 근로계약서에 따라서 퇴사 절차를 밟으세요. 퇴사 의지가 강한 사람을 회사에서 계속 붙잡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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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
    H
    Hsubi
    05월 05일
    222
    222
    0
    은근
    05월 06일
    동감합니다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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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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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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