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있는 조직, 살아있는 조직...

11.12 01:10 | 조회수 8,210
뉴질랜드케이크
떠나와보면 그때 그 조직의 장점들이 보이는 겅우가 있다. 지금이 그렇다. 이전의 조직은 연봉 등의 조건은 지금보다 나빠서 떠나게 되었지만 분명 좋은 점은 있었다. 일단 조직이 살아움직이고 있었다. 해당 조직에선 조직 내에 풀어내야할 이슈가 있으면 윗선에 보고가 되고, 윗선에선 본인이 단독 결정할 사항이면 결정하고, 그 정도 중하지 않은 마이너한 사항이라 생각되면 유관 부서 실무진들끼리 협의를 해보라고 권한다. 그럼 실무진들끼리는 회의를 소집해 서로 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해결방안과 합의점을 찾는다. 그 후, 각 실무진은 각자의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를 하고 해당 협의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 일을 진행시킨다.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는 이런 의사결정과정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조직에 오게 되었다. 여기선 실무진도 그냥 윗선에서 무언가를 결정해주기만을 바랄 뿐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다. 실무진에게 전혀 의사결정에 대한 위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무진끼리 특정 이슈에 대한 회의를 소집하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월권 취급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조직이다. 이러니 실무진들은 아래에서 발만 동동굴리며 윗선이 결정은 안하고 해결은 안해준다며 불평만 해대고, 윗선은 윗선대로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흘러간다. 말 그대로 조직이 "죽어있다." 이런 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보면 무력감이 더해진다. 내가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방향성을 검토할 수도 없고 결정할 것도 없이, 그냥 직무 관련 실무만 계속해야 하고 중간관리자가 되어도 권한의 위임이 없이 그냥 실무자로만 다녀야하는 조직. 말그대로 비전이 없다. 또다시 떠나기엔 잦은 이직이 경력상 오점으로 작용할 것 같아 일단은 몸담고 있지만, 다니면 다닐 수록 브릴리언트하고 진취적이었던 예전의 내 모습이 사라져가고, 그저 수동적으로 눈앞의 실무만 쳐내는 내 모습이 마치 시들어가는 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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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34
술장이
BEST이런 조직 내에 있으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시다가 적절한 시점에 살아있는 조직으로 이직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하네요. 화이팅입니다!
11.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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