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복잡해 글이 두서없이 길더라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
서른중반.
이직 3개월만에 부장님때문에 이직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고신입으로 이직하여, 면접당시 이야기했던 업무내용과는 현저히 다르지만, 그럭저럭 할 만한 수준이기에 납득하며 열심히 배워가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때문에 부장님(직속상사)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실제로 대표님께 사람이 필요하다고 건의해 저를 뽑은 사람은 부장님이라고 합니다. 이유는 '부서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서' 이고요, 그래서 입사날 부터 매우 적극적으로 저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업무의 1부터 10까지 전부 알려줄테니 흡수해서 본인 걸로 만들라'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본인이 말한 기억을 잘 못하셔도 이야기하실게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했고,
'말이 조금 많은 편이시구나, 가르칠게 많아서 그런가보다, 열심히 배워야지'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3달을 겪어본 결과,
0. 말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같이 외근이라도 나가면 이동 내내 귀가 실제로 아픕니다.(통증이 심해 이비인후과도 다녀왔습니다. 스트레스성이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내용도 유익하다기보단 말그대로 실체가 없는 본인 위주의 매우 긍정적인 방향의 상상의 나래입니다.
또는 업무와 방향에 대해서, ~하면 안된다며 ~하게 해야한다고 하는데 정작 듣고 있는 사람에겐 혼란만 가중시키는 다른 방향의 방식을 제시합니다.
특히 '안된다, 어렵다는 말을 하지 말라'면서, '안되면 되게 하라'며 어디서 듣고온건지 방법론 운운 하며 스트레스 줍니다.
1. 허황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말씀만 들으면 어느 국회의원이 우리회사 밀어줄 것 같고, 어디 센터, 어디 협회가 우리 회사를 크게 지원해줄 것 처럼 이야기합니다. 어느 행사에 참여하면 저를 비롯한 우리회사 직원들이 얻어갈 것이 굉장히 많을 것 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정작 이야기 들은 것과는 달리, 직접 주말도 반납하고 따라갔던 행사들은 하나같이 '정말 뭐지?' 싶은 것들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행사는 우리 회사와 관련있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사도 아니었습니다... 주말만 2번 날리고나서야 의미없음을 깨닫고 안 나갑니다.
2. 서류를 안 봅니다.
서류는 기록일 뿐 본인이 말하는대로 다 이루어져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다가 결국 거래처에게 한소리 들었는지, 저에게 와서 따지는데 정작 저의 업무내용도 아니었던..
히스토리 찾아보니 부장님이 다른 과장님께 작업 맡겼다가 1,2주도 안남은 상황에서 뺏어와놓고 서류는 들춰보지도 않았던 거였습니다. 그런경우가 허다합니다.
3. 시일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괜찮은 프로젝트를 마음대로 가져가고, 본인이 해결 못 해서 수습이 안된 프로젝트는 저에게 떠넘깁니다.
당연히 저는 헤매게 되었고, 기초적인 부분부터 새로 익혀야 하는 프로그램 기술들도 있었는데 (부장 본인이 기획해놓고 기술을 몰랐음) 그걸 익히느라 다른 업무가 밀렸습니다.
(프로그램 진행하다 성추행도 당했지만, 애써 웃으며 무마시켰는데 제앞에선 '내가 따끔하게 한마디 하겠다! 당장 프로젝트 중지 안하고 항의 안하고 뭐했냐' 길길이 날뛰며 오버하더니 정작 한마디도 안하고 슬그머니 사라지더군요.)
어떻게 최종 거래처에게서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특히 부장님의 동창인맥에게로부터 터져나오는 금전적, 업무적 불만을 오롯이 제가 감수해야 했습니다.
야밤에 '도와주겠다'며 합류한 부장님은 결제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온다고 하더니, 정말 그 동창분과 술만 마시고 돌아갔습니다. 결국 결제건도 제가 해결하여 마무리하였죠.
나중에 과장님께 듣기로 A프로젝트는 회사에 이익이 큰 행사였고, B프로젝트는 회사에 남는 것이 없는 행사였습니다.
4. 남의 업무를 폄하합니다.
말그대로 진짜 평가절하합니다, 과장님 차장님의 업무를 '지들이 하는게 뭐가 있느냐'고 대놓고 이야기하시고, 대표님의 지시로 제가 차장님의 행정업무를 일부 인수인계 받게되자, 그거 그냥 기록만 잘하면 되는 쉬운거라고 대충하고 빨리 자신의 업무를 해결하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교차검증해야하는 내용이 많아서 반나절은 족히 걸립니다. 거기다 '자기가 더 쉬운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며, 제 책상까지 와서 '자기 알려주는 방식대로만 하라'며 큰소리 쳤는데
정작 확인이 필요한 파일 제목이 뭔지, 어디가서 그 경로를 찾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며 다른 대리님에게 묻다가 대략적으로 얼버무리다 대충 이렇게 하라며 던져두고 나가더군요...
5. 회사의 위계질서가 없다고 하면서 본인부터 아래직급의 직원들을 이름으로 불러댑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름도 안 부르고 질문 던지고 대답을 촉구합니다.
'이거 어떻게 되었어요?' 본인 사무실방 안에서 대뜸 질문 던지고 대답이 없으면 그때 나와서 '00씨! 이거 어떻게 됐냐고!' 재차 던지는 식입니다.
6. 이게 가장 큰데, 사람사이를 이간질합니다.
저는 입사한지 단 하루만에 다른 사람들 특히 '과장님과 차장님은 대표님 대신 부장님을 감시하는 역으로 왔다'라는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야길 들었으며, '본인 지시를 무시하고 자기 생각대로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니 말 듣지말고, 부장 본인이 사무실에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하는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제일 먼저 받았습니다..(....)
그리고 좀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부장이 말을 양측에 다르게 하거나 본인이 생각하기 좋을대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보니, 회계팀과도 문제를 일으켜서 틀어진 상태였고, 과장님과 차장님과는 이미 크게 문제가 터져 수습도 안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대로라면 저에 대해서도 나중에 사실과 다르게 말할 것 같아서 찝찝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실적과 청사진을 크게 부풀려서(남이 한 것도 본인의 공이 컸다고 말함) 자신있게 말해서 대표님이 한번 해보라고 부장으로 밀어준거였다고 하는데..
얼마 전에 결국 대표님과 임원 회의실에서 '니들이 한게 뭐가 있느냐'고 큰소리가 나게 되면서 결국 실적이 나온게 하나도 없다며 직원이동이 한차례 크게 있게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업무량이 늘어나게 되었고요.
기존에 부장이 떠넘긴 업무들은 결국 유야무야가 되면서, 무력감과 허탈감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해졌습니다.
권고사직이 나을지 자진퇴사가 나을지 조언을 구하고자 적었는데, 적다보니 현타가 더 씨게 오네요. 그냥 이직준비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고작 3개월차인데 이직....가능할까요?
ㅡㅡㅡ
걱정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월요일 오전회의에서
해당 부장 결국 대표님지시로 대기발령 났네요..
(실적 부족이랍니다)
저는 다행히 정규직 확정을 받았구요
감사합니다
이직 3개월차인데 또다른 이직 가능할까요..?
10.19 08:20 | 조회수 1,957
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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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턱
BEST글이 엄청기네요.
앞쪽에 3줄요약이 필요 합니다.
직장이 안맞면 1달만에도 나갑니다.
3개월만에 이직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빨리 서로의 길을 가는게 서로에게 좋을수 있습니다
10.1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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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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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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