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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채용이 어쩌다가 삭막해졌을까요?

07.24 17:06 | 조회수 3,082
싱글벙글지구촌
요즘 신입 채용이 너무 빡빡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원인이 뭘까 술자리에서 토론을 하다가 생각나는대로 몇자 적어봅니다 예전에...그러니까 15년 전 쯤에는 지금과 많이 달랐죠. 그 때는 코딩테스트란게 없었습니다. 기술면접과 시험은 있었지만, 시험은 어디까지나 기본지식을 물어보는 거였죠. 그러면 개발 못하는 사람이 합격하면 어쩌나 생각할 수 있는데, 신입 개발자가 개발 못하는게 당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새로 뽑으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치려고 6개월 간은 교육만 시키고 그랬죠. 교육하고 과제 내주면서 따라오면 조금씩 업무 투입하고, 못따라오면 기획자로 돌리고 프론트로 돌리고 그랬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그게 없어졌습니다 이게 왜 없어졌을까? 지원자가 상향평준화가 되어서 없어진건가 싶은데 꼭 그런건 아닙니다. 이력서 들어오고 포폴 들어오는 거를 보면 실제로 개발을 할 줄 아는 신입은 여전히 적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괜히 뽑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죠.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재가 딱히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정 바쁘면 경력직을 뽑고 말지, 안정된 팀은 어지간해서는 신입 뽑아서 바로 투입할 정도로 궁한 상황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이런 의견이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인성만 보고 뽑는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인성만 보고 뽑는게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해보니 그러했습니다. 착하고 성실하면 조금 부족해도 잘 따라오겠거니 하고 뽑아서 가르치면 굴러갔습니다. 근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안 굴러갑니다 뽑아서 부족한 부분을 가르치는게 불가능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대학생은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누가 졸업하고 스프링 배우러 부트 캠프를 갔겠어요. 뽑아서 스프링 책 주고 공부 시키고 그렇게 굴러 갔었습니다. 모르는게 있으면 배우는게 당연한 거고, 조금이라도 빨리 배우려고 노력하는게 당연하게 굴러갔습니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 부조리한 것도 없잖아 있었죠. 사수가 자기 업무가 끝나야 가르치는게 가능했으니 장애라도 터져서 야근이라도 하면 신입들은 밤 11시까지라도 남아서 기다리는게 당연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노오오오력 하라고 하면 꼰대가 되고, 업무시간 이후에 교육을 하면 부조리가 되었습니다. 남아서 공부하는 대신 인사팀에 신고하고 블라인드에 올리는게 현명하고 똑똑한 행동이 되어버렸죠 근데 그 교육하는 이유가 뭘까요? 신입이 현업에 필요한 기술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노력을 미덕으로 알던 시절에는 역설적으로 모르는게 당연했습니다. 접할 기회가 없어서 배우지 못했겠거니 뽑아서 가르치면 금방 따라오겠지 하고 실제로 그렇게 굴러갔습니다. 오히려 노력이 부정적인 노오오오오력이 되어버린 지금 모르는 건 오히려 게으름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애들은 다 배워 왔는데, 이 지원자는 안 배워왔네? 학교 다닐 때 뭐 한거야? 뽑아서 가르칠까? 꼰대소리 나오고 블라인드에 글 쓸텐데? 굳이? 탈락. 지원자들이 약아빠지게 행동하면, 회사나 면접관들도 약아뻐지게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결국 서로에게 피곤한 지옥도를 그리는 겁니다. 예전에 수습 통과는 사람 때리지만 않으면 어지간해서는 통과했습니다. 근데 요즘은 괜히 수습 통과 시켰다가 돌변해서 일 안하고 눌러앉을까봐 고민합니다. 그래서 수습통과과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평가자나 교육자도 고통받고 수습 과정에 있는 신입도 고통받습니다 모두가 노력하는게 당연하던 시절에는 굳이 내가 노력하다는 걸 입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역설적으로 남들 하듯이 설렁설렁 따라가기만해도 잘한다고 칭찬 받고 통과하는게 당연했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노력하란 말이 죄악이 된 순간부터, 신입들은 스스로 노력하는 인재라는 걸 입증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성실하다는 거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방법? 뭐겠습니까? 알아야만 성실한거고 노력하는 인재가 되어버린 겁니다 밤 11시까지 남아서 교육을 기다리는게 부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사수가 뭐 좋아서 남았겠습니까. 장애가 터져서 해결해야하는데 언제 해결될지도 모르고 금방 끝날 듯 해서 일단 기다려봐라 하다가 밀리고 밀리면 어쩌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 물론 이런 일을 겪는 신입이나 사수나 팀장이나 욕 나오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교육은 길어야 6개월이고 그 후에는 뭐 남아서 교육을 왜 시키겠습니까 처음 6개월 동안 남아서 교육이 불가능해지니까, 교육이 필요 없는 인재를 뽑게 되다보니 되려 지원자들은 6개월 이상의 시간을 취준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 부트캠프 가는게 어느순간 당연해지고 유명 부트캠프는 경쟁율이 100대1까지 나오는게 믿겨지지 않죠. 평균 1년 정도는 취준하고 오는 것 같습니다. 이게 뭔 사회적인 시간 낭비인지 모르겠어요 술기운에 주절주절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너무 노력하란 이야기를 싫어하지 말란 꼰대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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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9
아빠어디가
쌍 따봉
BEST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회사가 직원 교육에 돈쓰기 싫어서’ 입니다. IMF 지나고 슬슬 신입을 뽑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에 갑자기 컴활이니 뭐니 이것저것 자격이나 시험성적을 요구하기 시작했죠. 대학이 학교가 아니라 취업학원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요즘에 갑자기 빡빡해진것도 아닙니다. 원래 저희 회사는 사원(초임) 2년, 사원(주임)2년, 대리 4년, 과장 4년 하는 식으로 진급 했습니다. 같은 사원인데도 초임, 주임 나눈건 초임 2년동안은 트레이닝 기간이라는 합의가 있었고, 사수 따라 다니면서 배우는 OJT외에 회사/그룹의 공식적인 교육도 초임기간 2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룹연수 4주, 자사연수 4주, 부서배치연수 3개월, 입사 1년차 교육, 3년차 교육 등 신입 입사해서 만 2년 좀 넘을때까지 거의 분기별로 교육 받으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다 돈이잖아요. 기본적으로 월급주고 교육시키는 것이니 월급은 그대로 나가고 교육비도 들고, 멀리 보내면 교통비도 들고.. 거꾸로 1.2년차는 이렇게 툭하면 빼서 교육시켜도 업무에 지장 없다는 뜻이기도 했고요. 전혀 엉뚱한 부서로 이동 받았을때는 외부 교육도 보내줬고, 부서이동하면 전입사원 OJT도 한달씩 진행했고.. 그런데 요즘은 그냥 ‘즉투입 가능한 완성된 인재’를 뽑고 싶어 하고 ‘사수 따라다니면서 알아서 배우고, 자기계발비 좀 줄테니 니가 알아서 성장해라’ 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는데 이런 기조는 2000년대초반부터 있었지만 점점 강화된 것 같습니다. ‘요즘애들 오래 안 있는데. 뻑하면 이직해서 투자 못하겠다’ 라고도 하는데… 워라밸 좋고 급여 잘 주면 누가 이직합니까.. 회사 만족스러운데 자기 커리어 성장을 위해 안 좋은 회사라도 한번 이직한다는 사람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회사가 직원에 돈쓰기 싫어하고, 쓰다가 소용 다 하면 버리는 기계 취급해서 그런 겁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가 업력이 오래된 회사라서 사람을 한번 뽑으면 적응시켜주기 위해, 맞는 자리 찾아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는 회사였는데, 20세기에 회사생활해서 올라가신 분들 다 은퇴하시고 지금의 21세기 경영진들은 ‘일을 못하면 내보내. 걔도 빨리 결정해줘야 정신 차리고 자기 갈길 찾지. 서로 윈윈이야’라는 말들 팀장들 모아놓고 대놓고 하는 회사가 되었네요(수정됨)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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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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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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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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