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다. 헤헌의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힌다.

한 회사만 오래 오래 다니다가, 잡은고기 취급이 싫어서 이직을 준비한지 3년째입니다. 아무래도 나이와 경력이 있으니 팀장이나 수석급 포지션으로 지원을 하는데 대부분 서류탈락입니다. ‘그 나이면 이직이 아니라 존버할때’라는 말을 자주 듣죠. 가뭄에 콩나듯 헤헌에게 연락이 오는데.. 이사나 상무급으로 연락이 옵니다. 작년에 외국계 회사 지원해서 최종면접까지 갔다가 채용보류로 프리징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여기도 수석급 포지션인줄 알았는데 외국계라 직급체계가 달라서 이사급이더군요. 임원급 면접을 보면 일단 누가 봐도 임원할 상이 아니니까 1차에서 탈락입니다. 2차까지 가면 대표이사나 COO 같은 사람들이랑 면접 보는데 힘듭니다. 운동(골프) 치냐는 말은 꼭 나오네요. 안친다고 하면 천연기념물 보는 눈빛으로 봅니다. 이직할려면 골프를 쳐야 하나요.. 헤헌에게 ’저는 임원을 할 성격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냥 평범한 포지션 없을까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길게 얘기 했는데 줄이면 ‘니 나이에 그나마 임원자리라도 가야지, 채용사도 자체 인력이 있는데 팀장이나 수석을 왜 나이 많은 사람을 뽑겠냐… 당신 같으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아래 두고 싶겠냐?’ 입니다. 저는 저보다 어린 사람 밑에서도 일해봤고,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팀원으로 같이 일해봤지만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직급과 직책이 우선이지라는 마인드로 일해왔는데 보통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제가 싫어하는 분이 승승장구 쭉쭉 승진 하면서 ‘네가 이제 어딜가냐~’ 하면서 잡은고기 취급하는게 싫어서 이직 준비를 해왔는데.. 설마 3년동안 이직을 못 할줄은 몰랐습니다. 아내는 그냥 이 회사 안정적이니까 계속 다니는 것도 좋지 않냐고 하는데.. 이제 그른건가.. 싶네요. 한 5년만 일찍 결심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