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하면서 내 디자인 해보겠다고 패기있게 창업을 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마음이 맞는 창립 멤버도 구했었고, 선보이는 제품 마다 국내외에서 크게 이슈가 되어 정말 단기간에 꽤 성장 하기도 했어요. 정말 들뜬 마음으로 국내외 유통, 디자인 개발 외주 등 바쁘게 지냈었는데.. 창업 4년차에 중국에서 자사제품을 카피해서 유통하고 있다는걸 알게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했어요. ㅋㅋ 결국 국내외 바이어나 거래처에서는 중국 단가에 들여오는 타 업체들과 경쟁이 안된다며 거래중단을 당하기까지 했네요. (물론 끝까지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한다고 거래해주시는 곳도 계셨습니다.)
그러다 20년 코로나로 해외 수출에 타격을 크리티컬하게 받아 창립멤버를 다 떠나보내고, 21년엔 갑작스럽게 와이프가 아파서 저도 같이 멘탈이 나가고, 22년엔 정신 차릴만하니 1년간 상만 세번을 치뤘습니다. 올해 들어와선 정신부여잡고 다시 혼자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이젠 암 세포처럼 번져있는 중국 카피 제품을 당해낼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올해 초 스스로 세운 목표인 10월까지만 어떻게든 다시 일으켜보자 시도 했던게 효과가 없어서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네요.
이런저런 일을 겪는 와중에도 먹고는 살겠다고 디자인 외주도 하고, 신제품 디자인도 해봤지만 외주는 기업의 갑질을 당해 오히려 마이너스 매출, 신제품은 중국에 또 카피나 당하겠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채 개발을 해서인지 반응이 없네요.
창업하고 7년을 버티며 가꿔온 브랜드인데 문 닫을라니 참 아쉽기도 하고 오히려 시원하기도 하고 ㅎㅎ.. 제일 자존심이 상하는건 어차피 전자제품이 아닌 제품 디자인 영역은 거기서 거기인지라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고 알아보다 보니 어느정도 연봉수준이 괜찮은 곳은 거의 제 카피 제품을 썼던 곳이더라구요. ㅋㅋ 물론 알고 썼는지 모르고 썼는지는 모르지만, 이력서랑 자소서 쓰면서 빌빌 대는 말을 줄줄 써야하는 상황이 뭔가 현타도 오네요.
결론은 이직 너무 어렵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일하고 계신 모든 분들 존경한다. 입니다 ㅋㅋ 사실 하소연글이지만요. 저랑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혹시 팁 좀 주십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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