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신입 우븐디자이너 업무 질문

여성복 우븐 디자이너입니다. 10년차입니다. 질문이랑은 다소 관련없을지 모르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제 얘기를 하자면, 졸업하고 디자이너 브랜드 들어갔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중소로 이직. 그 후에는 중소 다니면서 대기업 공채 준비해서 중고 신입으로 들어갔습니다. 저 입사 당시 같은 디자이너 동기들은 전부 중고 신입이었어요. 이걸 바꿔 말하자면 회사 입장에서는 신입 임금을 주면서 바로 실무에 투입시킬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공통직무, 예를 들어 엠디나 생산이나 다른 곳보다 디자인 쪽은 아무래도 좀 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그냥 열심히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산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중고신입으로 커리어를 재시작 한게 정말 잘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아시겠지만 이 바닥 연봉이 그닥 높지 않습니다. 경력 잘 쌓으면서 자기 연봉 만들어가는 거라고 하기엔 바닥평균이 너무 낮아요. 모든 이직은 이전 직장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신입연봉 테이블이 그나마 높게 정해져있는 경우만 제하고요. 십년차쯤 되었는데도 지금 주변을 보면 낮은 연봉으로 시작한 친구들은 여전히 많이 높지 않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을 높은 곳에서 하는 게 생각보다 길게 보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생활과 삶에 여유가 생겨야 커리어도 길게 보고 버텨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계신 업무들은 아무래도 중소기 때문에 두루 겸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것들이 분명 계속 일을 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다만 지금 아직 어리신 것 같으니 그대로 버티면서 경력직 이직하는 것만 생각하지 마시고 틈틈이 더 큰 회사 신입공채를 같이 노려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생각보다 그렇게 하는 친구들이 많고, 특히 디자이너 신입은 실제로 몇년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쓰임새가 빠르겠다 싶어보이면 눈 도장 찍기 좋기도 하니까요. 저 때는 신입 동기 중에 30초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다른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그래봤자 어딜 가도 다 똑같아‘ 라는 말, 믿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더 나은 곳은 분명 존재하고, 더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곳도 분명 많습니다. 대기업이 그런 곳이라는 건 아니지만, 시작을 거기서 하면 그런 곳들을 찾아가는 길이 조금은 더 쉽고 재미있을 수 있어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