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부족한 집안사정 때문에 군 장학생을 지원했고,
7년 가까이 장교로 복무하고 사회에 나왔다.
중위 전역의 경우 취업하는데 부담이 덜 하지만,
장기복무 후 전역하는 경우에는 정말 어정쩡해진다.
임관선배들이 함께 일 하자고 보험, 자동차 영업을 권했지만... .
솔직히 영업은 내가 부족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나이 서른에 평사원으로 들어가서 경영관리 업무를 맡았는데, 회계를 몰라 동기들에게 알음알음 공부를 해서 근근히 버텼다.
그 당시 나에게 직장생활은 버텨내는 것 이었다.
그래도 선배운이 좋아서 싸부로 모시고,
처음부터 하나씩 체계적으로 다시 배울 수 있었다.
회사의 조직 개편이 있을 때 기획부서로 가라는 싸부의 조언으로 기획부서로 옮겼고 그 선택이 지금의 밥벌이가 되었다.
그 이후 서너번의 이직을 거치며 코넥스 1회,
코스닥 2회..IPO 실무를 경험하면서
IPO와 IR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이 업무들 역시 기획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회계 쪽의 커리어가 없어도
CFO 포지션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실무자라면 세밀한 부분까지 잘 알아야 겠지만
IPO를 준비하는 CFO의 Role은 명확하다.
때문에 그에 맞는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리딩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만
잘 이루어진다면, 기획 경력자도 회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따라서는 CFO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에 와서 2년 가까이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고, 자본조달까지 마쳤는데 갑자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IPO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번이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잘 다니고 싶었는데..
관리체계를 잘 정돈해 놓으니 눈치를 준다.
"이제 너는 없어도 될 것 같아." 이런 뉘앙스다. ㅎㅎ
평소 알고 지냈던 VC의 임원분들께 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더니, 본인들이 투자한 기업 중 CFO가 필요한 기업을 소개해줘서 그 기업의 오너와 미팅을 잘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다.
추석을 마치면 그 회사로 출근을 해야한다.
사실 나는 이직을 준비할 때, 헤드헌터나 잡 포탈도 이용하지만 그동안 함께 일 해왔던 VC의 소개가 확률적으로 더 높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만나는 사람 누구 하나도 소홀할 수 없다.
월요일에는 현재의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물색해놓은 후임자를 소개시켜 주고,
그동안 다듬어놓은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함께 일해온 회계팀, 관리팀, 기획팀의 리더들을 잘 다독여야겠다.
또 살아남았다 안도하며..
아직은 가을 햇살이 따가운 귀가길 이다.
밥벌이 23년차 새로운 스타트업의 CFO로...
2023.09.01 | 조회수 9,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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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멋지삼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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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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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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