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광고 대행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행사 특성상 업종, 직종 관련없이 다향한 클라이언트의 작업을 받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저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포토샵 기술자 내지는 클라이언트의 손 발 혹은 수정하는 사람 정도라는 것 입니다.
물론 디자이너가 예술 하는 사람이 아니고 의뢰인의 요구와 소비하는 사람의 입맛을 맞추는 일이기 때문에 제 의견을 죽이는게 일이하는건 잘 압니다. 이런걸 감안하더라도 클라이언트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오류 및 실수가 많은 일을 작업물 다 만들고 나서 한참 후에 수정하거나 제가 뒤늦게 발견해서 수정하는 일은 예사입니다. 기획안에 제 시각 좀 보태서 만든걸 그냥 다 엎어버리는건 예사구요. 거기다 폰트 종류, 색상, 행/자간, 오브젝트 혹은 이미지 투명도 이런 세세하고 자잘한 부분을 대여섯번씩 수정하다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화룡점정은 만들고 나서도 이렇게 자잘하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물을 오늘 오전에 던져주고 내일 오후 서너시까지 완성해서 달라는 거에요.
이전에 근무한 같은 팀 분들도 같은 고충을 겪은걸로 압니다. 개중에는 자신의 의사따위는 애저녁에 포기하고 그냥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도 있구요. 과한 스트레스 피하려고 중간중간 연차내고 휴식도 취하면서 일하고 있지만 깐깐한 클라이언트 작업물 컨펌 단계에서는 내일 또 무슨 피드백을 줄까 싶어 그 전날 저녁부터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또 아무래도 지금 회사 업종이 디자인이 메인이 아니다보니 같은 작업자 외에는 고충을 토로하고 해결책을 바라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여기 디자이너분들 혹은 대행사 다니는 분들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가 싶어 한번 의견을 여쭙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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