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리더의 혼잣말

23년 07월 25일 | 조회수 580
스테르담

가만 돌아보니. 리더가 되고 달라진 게 좀 있다. 스스로를 돌이켜 보건대, 혼잣말이 늘었다. 신기하게 스스로 그걸 알아챘다. 혼잣말을 지껄이는 스스로를 보며 멈칫했다.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물론, 혼잣말이 나쁜 건 아니다. 심리학에서도 혼잣말은 '내적 대화'의 한 방법으로 본다. 사람들은 스스로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래, 결심했어!"란 말을 속으로든 겉으로든 내뱉는다. 어떻게 보면 '욕'도 혼잣말이다. 이기지 못할 분(憤)을 마주했을 때 사람은 저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욕'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 효과는 매우 크다. (아, 그러고 보니 혼잣말이 는 이유 중에 분명 욕도... 있긴... 하다.) 어쨌든. 나는 왜 혼잣말이 늘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사회학적, 심리학적, 개인적 요소가 뒤죽박죽 되어 있다는 결론이다. 첫째, 사회학적으로 보면 역할의 변화와 책임의 무게 때문이다. 리더는 구성원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더불어 성과도 챙겨야 한다. 목표를 향해 최전방에 서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분주하다. 몸도, 정신도 바쁘다. 한 순간에도 머릿속에 수 백가지 생각의 뉴런들이 오고 간다. 누구에게 일을 배분해야 하며, 이렇게 메일을 쓰면 어떤 피드백이 날아올 것이며, 내 말 한마디에 팀원들이 삽질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비빔밥처럼 섞여 있다. 그러니, 번뇌와도 같이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정리하려면 혼잣말이 필요하다. '아, 그래 이걸 누구한테 지시해야 할까?', '있어 보자. 그러니까 내가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해서 이메일을 보내면, 상대방이 이렇게 반응할 것이고...', '팀원들이 삽질 안 하고 더 효과적으로 일을 끝내려면 내가 설명을 잘해줘야 할 텐데, 어떻게....' 그렇게 난 스스로와 끊임없이 대화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심리학적인 이유다. 나를 방어하기 위한. 사람은 '문제'와 마주하면 작아진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문제'와 마주하길 꺼려한다. 그것을 잘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과 '인지적 부담'이 이유다. 그런데,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쉽지 않은 '문제'가 시도 때도 없이, 난이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종류도 다양해서 사람 문제부터 업무, 고객, 매출, 손익, 정치와 개인의 문제까지 아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기제'를 가동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의도적인 자아분열'이다.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하나로는 부족하다. 다양한 '나'를 소집하여 서로 상의를 시작한다. 때론 내가 존경했던 어느 분의 캐릭터를 소환해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질문도 던진다. 그렇게 다양한 '자아'를 의도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서로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그 서로는 결국 '나'여서, 나누는 모든 대화는 '혼잣말'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개인적인 이유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 두 번째와 비슷한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외로워서다. 줄곧, 리더는 외로운 존재라 했다. 외로운 사람은 혼잣말을 겉으로든 속으로든 하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외롭다고 불행한 건 아니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살아가다 보면 외로움도 즐길 줄 아는 때가 온다. 사춘기 때나, 가을이거나, 리더가 되었을 때. 그렇게 나는 혼잣말이 늘었다. 덕분에, 생각이 정리되고 나를 지키며 외로움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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