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짧게나마 인생사일 수도 있고, 나름의 긴 글입니다. 익명이 보장되는 사이트를 가입한 적이 없어 최근 이런 어플이 있다는 걸 알게되고 몇 안되는 친구놈들은 자영업자랑 소설작가들이라 직장인이 없어 고민을 해결해주지못해 이 곳에 남겨봅니다. - 제 나이는 30이고 현재 유통 쪽에 가까운 물류대기업 영업 초대졸 5.5년차입니다. 위로 같은 초대졸 선배들이 있지만 모두 진급을 포기하거나, 월급 루팡이거나, 업무를 못하는 선배들만 있다보니 입사 2년차부터 직속 팀장의 예쁨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팀장 부재 시 업무는 제가 처리하고 있으며 제가 공백으로 자리를 비우면 팀 외부에서 봤을 때 업무 공백이 보일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팀장과 저를 평가하는 부서장이 최근에 새로 부임했는데 엄청난 꼰대입니다. 부서장 본인도 심각한 꼰대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위주의자라서 바뀌려고는 하지않습니다. 부서장 교체가 3, 4년 마다 바뀌기에 기다려면 최소 2년 이상은 더 있어야하는데 이 부서장한테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도 이미지가 안좋습니다. 이런 부서장 밑에서 일하는 게 하루 하루가 너무 지옥입니다. - 여기서부턴 짧게나마 살아온 제 인생사입니다. 집이 가난했습니다. 한 겨울에 찬물로 머리를 감아본 적 있으면 가난이라는데 그렇다면 가난했습니다. 그나마 컴퓨터 게임이 돈안들이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취미라 잠시 프로게이머가 되고싶어 방황을 했습니다. 느즈막이 꿈을 접고 고 3 봄에 공부해 수능 벼락치기로 지역 명문 국립대 턱걸이는 가능했지만 원하는 학과도 아니었고 최저등급 학과여서 벼락치기로 준비했다보니 용의 꼬리보다 이무기의 머리가 낫겠다는 심정으로 당시 물류학과 전문대로 입학했습니다. 전문대를 다니면서 국립대 경영학과로 새로 편입을 준비했지만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그 국립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친구가 3,4 학년 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하고 스펙 준비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리 청년 취업난, 닫혀버린 취업시장이라고 해도 지역 유명 국립대 4년제마저도 취업이 안되는 상황이라 편입생이 등용문 스펙을 준비하기에는 도저히 엄두가 나질않았습니다. 제게는 고 3 시절 1년 벼락치기 노력도 지옥같았고 이 노력은 세 발의 피만도 못한걸 알기에 편입을 포기하고 전문대 졸업을 선택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물류 학과가 제 성격상 맞았고, 전공 수업은 재밌었으며 워낙 게임을 좋아하고 공부 책상 앞에 있기를 싫어해 제어하는 수단으로 왕복 버스비만 가지고 휴대폰 배터리 10%로 막차 버스를 타고 심야 학교 도서관을 가는 등의 방법으로 공부해 학점은 놓치지않으려고 했습니다. 대학생 때 가진 생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라면 초대졸 채용에 있어서 일하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의 스펙만 갖춘다면 적당한 돈을 주고 부렸을 때 도망가지않고 성실하게 일할 노예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 당시 제 생각이었기에 성실함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학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년간 학점 4.42 물류 관리사, 보세사, 유통 관리사, 편입 준비 토익 750점 뿐. 조촐한 스펙이었습니다.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한 노력, 교수님 추천으로 3개월 인턴 경험, 군수사 행정병을 바탕으로 자소서와 면접을 합격 해 운이 좋게 취뽀하여 입사를 했습니다. 물류업계 성과랑 인센이 거의 없는데 초봉은 3100으로 시작해, 작년기준으로 성과까지 4300 받았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회사에 이력서들을 넣으면서 당시 연봉을 3천만 넘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졸업 당시 전문대졸 상경/인문 계열 평균 초봉은 2000 초중반이 대다수로 3천이 되질않았습니다. 별볼 일 없는 데 저를 뽑아주었다고 생각해 처음 입사한 이 회사에 애사심을 가졌고 나란 놈도 명함이 나오고 대기업 사명도 박혀있었기에 저를 일부 포기했던 가족들에게도 자랑이었고, 기쁘고 좋았습니다. 방황했던 제게 주어진 고3 시절 최선의 선택이었고, 선택한 것에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입사한 회사였기에 하는 업무는 재미있었고 유통과 물류는 육체 노동을 수반하기에 매일 힘도 들었지만 업무를 하고 처음 맡아봤던 프로젝트는 성과를 보이니 출근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에는 늘 결과도 뒷받침했습니다. 매출과 성과를 같이 보였습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려고 했고, 업무 상 궁금하면 알고자했으며 그렇게 습득한 정보는 팀원들과 공유했습니다. 직접 찾고 알게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만 정보 공유를 통하여 쉽게 정보를 얻게되는 팀원들은 짧은 시간으로 역량을 증대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인정받아 지금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년은 제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다수는 넘지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초대졸과 대졸자의 직급 차이를 넘기 위한 벽에 서 있습니다. 초대졸이 대졸자의 직급까지 승진하려면 2년 먼저 사회에 진출해도 회사에서 5년을 더 다녀야하고 인사평가와 평판도 좋아야합니다. 지금까지 받은 인사평가로 봤을 때는 높은 확률로 팀장으로 승진이 가능했으나 불과 1년도 안되는 사이 바뀐 부서장으로 인해 1년간의 평가가 다른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 제 회사 생활은 처참하게 무너져 입사 자체를 후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의 일입니다. 회사의 매출 달성과 신장, 이익을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지않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는데 최대한 위험을 배제하고 성공했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새로 바뀐 부서장한테 컨펌을 받고자 했으나 처음부터 거부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서장을 수차례 두드려 설득해서 지난 성공 프로젝트들의 데이터들을 보여주고 꼭 이루어 내겠다는 해보겠단 의욕을 보여 결국 해보라는 말과 함께 프로젝트 기간 중간 중간 비아냥과 조롱받았지만 하고자했던 프로젝트는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보고하는데 제출했던 계획안보다 예상했던 매출은 3% 올랐고, 매출 이익은 대외 상황에 따라 최저 10%, 최대 15%를 계획했지만 쉬는 날 팀원 선배들이 실수하는 바람에 최종적으로는 12% 이익으로 종료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 보고 후 부서장이 앞에서 떳떳하고 잘난줄 아는 사람이 15%의 이익을 체우지 못했다며 갈구고 그러면서 가끔은 팀장처럼 행동한다면서 면박을 주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팀은 퇴근 직전까지 일이 많은 부서라 다른 팀원들과 마주하거나 부서장을 제외한 다른 상사들을 마주할 일은 거의 없는데 팀장처럼 행동한다는 말은 10번을 되짚어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본부장님이 오셨을 때는 제가 만들어놓은 프로젝트들을 가지고 휘하에 능력있는 팀원의 역량을 펼 수 있도록 마치 본인이 조력자로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것처럼 보고하더라구요. 옆에서 딸랑딸랑 거리는데 성과 가로채기를 당하는 느낌도 들고 더러웠습니다. 누군가는 배운 게 없고, 스펙도 없는데 지금 받는 연봉이 과분하다고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직을 하고싶어도 다른 일을 배운 게 없어 이직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이직을 할 수 있는 스펙도 되지않습니다. 스펙을 가지고 알아보니 때려치더라도 동종업계 평균 연봉 3천 초중반으로 입사해야하는데다 경력을 인정받아도 4천을 넘기기 힘들 것이란 말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하면서 다른 팀이나 직속 상사인 팀장님, 인근 지점의 팀장님들에게 좋게 평판이 알려져있는데 굳이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하기에는 두렵고 부모님 간병비로 문제도 있어 어렵습니다. 회사에 매출과 이익을 창출을 기여해야 내가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왜 이런 최악의 상사를 만났는지 많이 힘듭니다. 이미 팀장들 사이에선 부서장이 유명한 사람이더라구요. 2년간 진급을 위해 더 열심히 해보고 이후에는 다른 선배들처럼 날개를 다 찢긴 채 월급 루팡으로 다니는게 맞을까요. 대다수의 초대졸은 초대졸의 벽을 넘지못하는데 다른 선배들처럼 최소한의 업무만 하며 워라벨 지키며 스트레스 받지않고 퇴근하는데 과연 그게 맞는 것일까요. 작년 말에 들어온 20대 초대졸 후배들은 애시당초 "워라벨 중시" "기본만 충실" 마인드라 "선배님 그런 걱정을 왜하세요" 라는데 제가 너무 회사에 노예인걸까요. 오늘따라 고민이 많은 날입니다. 먼저 사회에 계신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싶어 길지만 제 얘기를 써봅니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많이 힘드네요.
23년 07월 04일 | 조회수 10,154
일
일촉즉발
댓글 27개
공감순
최신순
초
초로록
23년 07월 05일
잘 해 오신 것 같습니다.
평생 다닐 것처럼 일하시고
내일 떠날 것처럼 준비하세요
평생 다닐 것처럼 일한 것이 내일 떠나게 도와줄 것이며
내일 떠날 것처럼 준비한 것이 평생 다니게 도와줄 겁니다.
너무 고민 많이 하지 마시고
주어진 환경에서 재밌고 탁월하게 하시면
5년차시니 10~20년차 사이에 반드시 옵니다.
혼자 일어 설 기회가!!! 그 기회를 놓치진 마세요!
잘 해 오신 것 같습니다.
평생 다닐 것처럼 일하시고
내일 떠날 것처럼 준비하세요
평생 다닐 것처럼 일한 것이 내일 떠나게 도와줄 것이며
내일 떠날 것처럼 준비한 것이 평생 다니게 도와줄 겁니다.
너무 고민 많이 하지 마시고
주어진 환경에서 재밌고 탁월하게 하시면
5년차시니 10~20년차 사이에 반드시 옵니다.
혼자 일어 설 기회가!!! 그 기회를 놓치진 마세요!
답글 쓰기
53
공
공밀레종
23년 07월 06일
심금을 울리는 조언 감사합니다.
가슴에 새기고 다녀야겠어요
심금을 울리는 조언 감사합니다.
가슴에 새기고 다녀야겠어요
0
메
메뚜개미
23년 07월 09일
베스트댓글입니다ㅎㅎ
베스트댓글입니다ㅎㅎ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