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직하고 하루 70분 통근에서 3시간 넘는 통근길로 바뀌었습니다
업종도 바뀌고 사람도 바뀌고 연봉이나 복지는 좋아졌습니다. 기업 규모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 비해 몇 배 크고요
일이야 30대 후반에 오랜만에 한 이직이지만 신입처럼 허우적대며 하다가 적응하면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뭐 다 괜찮은데 통근 늘어난게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하네요. 전에는 차로 한 시간 좀 넘게 다니면 돼서 라디오를 들으며 가고 그랬는데 전철로 다니다보니 사람에 치이는게 만만치가 않네요
오늘 문득 퇴근길 비오기 전 축축한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지친 사람들과 함께 전철을 타며 오는데 갑자기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일만 하며 애는 내팽개치고 돈만 벌면 되나?
아니지 같은 팀에 나보다 더 멀리 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뭐 이정도가 어때서
이정도 회사 다니려면 생활을 이렇게 해야 하나?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경제력이 중요해!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갑자기 한 가지 생각으로 귀결되더라고요.
아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몇 년간 저와 비슷하게 세시간정도 통근했거든요
몇 년 전 이사하기 전에는 두 시간 정도 통근에 쓰다가 이사하며 전 통근시간이 줄어들고 아내는 통근이 많이 늘어났죠.
이런 생활을 몇 년간 하며 투덜대기나 했지 한 번도 진지하게 힘들다는 말 한 번 없이 다닌 아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지금 병원에 있는데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비오는 날 차에서 빗소리 들으며 이렇게 글로라도 표현해서 먹먹한 마음 떨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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