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퇴사를 결심하게되었다는 소리네요.
지금까지 쭉 실무진으로 있다가 처음으로 팀장 직위를 달고 이직했어요.
제 연차땐 조금 빨리 달았다고 하더라고요, 일주일은 설랬어요. 많은 걸 알려주고 함께 할 생각에 설랬거든요. 하지만 길면 길었고 짧은시간 겪은 팀장이란 일은 현 직장 적응 하기도 바쁘고, 업무는 업무대로 쳐내야하고, 성과는 성과대로 내야하고, 그리고 그 안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질적으로 불안장애를 안고 있는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포지션이더라고요. 이미 만들어질대로 만들어버린 부사수들간의 바운더리, 과부하된 자기 업무는 챙겨달라 하면서 정작 필요로 하는 일에는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들. 팀장이 이렇게 외로운 일인지도 처음 알았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이전에 사수들 말 잘들을껄 하는 생각으로 몇달을 보냈어요. 이전 사수들한테도 그때 말 잘들을껄 그랬나봐요 라고 연락도 했어요. 아. 메시지는 진심이었어요. 사수들이 웃더라고요. 그때의 내 심정을 이제 좀 알겠지? ㅋㅋㅋ 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토로하니까 주변의 무당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버티라고, 너 그만두면 몇년 내내 백수라고. 거의 저주에 가깝게 얘기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저주스러운데ㅋㅋㅋ 신경이 뒤틀림을 매일 겪고 사는데 참. 오히려 안맞은 옷을 억지로 입어서 힘든데. 위로나 기도해주지는 못할망정 저런 말을 하니까 사람 참 야속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포지션 내려놓고, 다시 용기내서, 내 마음이 편한대로, 내 마음이 가는대로 준비하려고요. 다시 원 자리로 돌아가서 일하다보면 언젠가 내가 팀장이 될 적절한 그릇이 될 때가 오겠죠. 지금의 쓴 경험 나중에 어쩌다 생각날 때가 오겠죠. 팀장이라는거 처음 경험해보니 정말 어렵고 어렵네요 참.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