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신규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마누라하고 자식빼고 다 바꿔야 한다)

23년 03월 31일 | 조회수 1,487
이인하

이 글은 어느정도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쓴다. 사실 대기업의 많은 CEO, 임원들, 팀장들이 이 글을 보면 기분이 상당히 나쁠 수 있다. 우선 기사의 이 부분을 살펴본다. (기사 중 :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직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주요 업종의 신사업 진출과 IT화가 꼽힌다. 제조와 유통 등 오프라인 중심의 산업이 온라인화·첨단화하면서 테크 인력 영입이 활발해졌다. 현대차가 미래모빌리티사업 총괄본부장에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송창현 사장을 데려온 게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이 외부 영입 개발자를 우대하면서 기존 직원들도 대우가 더 나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많아졌다.) 바야흐로 엔지니어, 개발자 등 Technocrat들의 전성시대다. 문송(문과라서 죄송)들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적어도 IT분야에선 더더욱 그렇다. 많은 대기업들은 IT,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데려오고 있다. 그런데 내 눈에 보이는 몇몇 기업들은 여전히 '성골출신의 비전문가들'을 그자리에 배치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패러다임이 바뀌고 신사업 분야는 더더욱 성공하기 힘든 도전영역이다. 이를테면 4차산업 영역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진두지휘할 중간, 상위 간부들에 여전히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왜 그럴까? 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직원으로 재구성하면서 그 리더는 전통적 경영경제학과 출신들이 맡게하는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일리가 없는건 아니다. 오히려 초한지의 유방을 생각하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로 들릴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은 신사업의 영역이 옛날과는 다르게 완전히 새롭게 전개되고 복잡하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전에 인터넷, 모바일, 이커머스가 산업의 핵심으로 전개될때 많은 탐욕스런 대기업들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신흥강자들의 기업에서 인재들을 스카웃 해왔다. M&A가 득세할때는 경영컨설팅 회사들에서 전문가들을 많이 데려왔다.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확율적으로 효과성이 높았던게 사실이다. "영역의 복잡성"이 덜한 시기였다. 그러나 최근의 신사업 영역들은 그 복잡성의 정도가 차원이 다르다. 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블록체인, 모빌리티 등등 4차산업으로 명명되는 새로운 분야들이 등장한 것이다. 어떤 대기업은 반도체에 올인하고 어떤 대기업은 자동차만 만들고 그리고 사실상 독과점으로 시장을 지배해버리면 경쟁자도 거의 없는 그런 시대가 끝나버린 것이다. 대기업들엔 항상 "성골 핵심 부서"가 있다. 사장실, 미래전략실, 기획조정실, 구조조정본부 등 이름만 달랐지 거의 회사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며 승승장구 초고속 승진을 하는 누구나 갈망하는 그런 부서말이다. 사실 필자도 그런 부서의 출신이다. 대부분 SKY대+상경대/법대출신이다. 이들이 임원에 가지못하는 것이 사내뉴스가 되는 시절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섭게 바뀌고 있는 변화의 시대에 모두가 "변해야 생존한다 !"라고 외치면서도 잘 변하지 않는게 있다. 바로 성골부서 출신들의 생존율이다. 시대가 바뀌는게 아니라 자기네 전통사업이 흔들릴때는(매출, 이익 감소 등)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오너의 신임아래 충성을 맹세하고 1년 365일 낮밤을 회사를 위해 전부를 던지는 열정과 갈망이 회사를 구해내는 영웅담을 보여주고 이들은 어느 부서든 팀장이 되고 본부장이 되고 심지어 사장에까지 오른다. 전문성이 별로 의미가 없던 시절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모두가 AI를 한다하고 모두가 메타버스를 한다하고 모두가 모빌리티를 한다한다.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관련 박사들을 학교에서 데려오고 심지어 해외 유명기업에서 스카웃 해오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게 해도 신사업 성공은 요원하다. 어떤 대기업은 AI를 해야한다 하니 AI전문가들을 몇백명씩 뽑아놓고도 AI로 어떤 사업을 해야할지 몰라 헤매곤 한다. 이 회사의 신사업 리더들을 살펴보니 여전히 기존 성골출신들이 AI본부장을 하고있고 메타버스 본부장을 하고있고 모빌리티 본부장을 하고있다. 이들은 대부분 SKY대+상경대/법대 출신들이다. 기사에서 현대차가 미래모빌리티사업 총괄본부장에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송창현 사장을 데려온 이유는 더이상 기존 자동차산업에서만 일한 성골출신들로는 어렵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확신할순 없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이런 시도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이것이 확율적으로 정답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확율이 낮은 시도를 하고있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기업들도 많아 보인다. 이들은 왜 변화를 외치면서도 이렇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들도 있을 것이다. 첫째, 충성을 다해온 성골출신들을 쉽게 내팽겨 둘수 없기 때문일수도 있다. 자리는 한정적인데 모든 자리를 외부 인력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의 안정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자기 새끼 키우기인 셈이다. 이해는 가지만 이것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해나가는 대기업들의 어쩔수 없는 한계점이기도 하다. 둘째는 앞에서도 언급한 초한지의 유방의 전략을 믿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무는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들이 맡고 그 리더는 조직에서 키워온 성골출신들에게 맡기는 밸런스가 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성골이 아닌 이들한테 맡길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것도 일견 대기업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렇게 이해가 된다고 해서 기업의 성장과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신사업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유래가 없을 정도의 총성없는 글로벌(상대는 미국, 중국, 일본과 같은 엄청난 경쟁자들이다) 격전에서 과연 이길수 있을까? 갑자기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하고 자식빼고 다 바꾸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어쩔땐 저 기업이 신사업을 진짜 하고 싶은건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부디 필자의 우려가 한낱 기우에 불과하기를 진심으로 염원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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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맨땅헤딩조아
    23년 04월 01일
    의료, 조선, 교통 등 각 도메인들에도 사람이 존재하고, 기계가 존재하고, 이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정보가 흐르고, 정보에 올라타서 돈이 움직이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부가가치에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그런데, 각 도메인의 게임의 법칙은, 거기서 돌아가는 시장 원리는 전혀 딴판입니다. 어디서 수요가 발생하고, 무엇에 자극을 받아 수요를 촉발하는지, 누가 지불 결정을 하는지, 수요를 흔드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 시장 원리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들, 살아 움직이며 천변만화하는 시장을 이해하는 눈이어야 확률 높은 의사결정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과거의 시대에서는 게임의 법칙이 다른 업종에서 넘어와도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었죠. 업의 본질은 달라도 돈의 속성은 같은지라, 돈을 잘 다루는, 재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법들은 범용성이 있었으니까요. 펩시콜라에서 코카콜라를 뛰어 넘는 성과를 만들었던 존 스컬리가 애플로 와서 실패했던 것은 돈의 속성에 집착한 게 아니라 업의 본질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애플이 하는 업의 본질을 알고 있던 스티브 잡스가 다시 돌아와서야 애플은 일어설 수 있었고.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디테일을 천착하지 않으면, 디테일에서 품질을 높이고, 디테일에서 혁신을 만들지 않으면, 디테일에서 고객의 시선을 붙잡는 성과를 만들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 디테일을 다루는 것이 업의 본질인 것이고, 게임의 법칙인 것이고, 그 시장의 동작 원리가 되는 것이고,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해보겠다면, 그 분야의 디테일을 알아보고 개입하고 천착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겠지요.
    의료, 조선, 교통 등 각 도메인들에도 사람이 존재하고, 기계가 존재하고, 이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정보가 흐르고, 정보에 올라타서 돈이 움직이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부가가치에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그런데, 각 도메인의 게임의 법칙은, 거기서 돌아가는 시장 원리는 전혀 딴판입니다. 어디서 수요가 발생하고, 무엇에 자극을 받아 수요를 촉발하는지, 누가 지불 결정을 하는지, 수요를 흔드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 시장 원리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들, 살아 움직이며 천변만화하는 시장을 이해하는 눈이어야 확률 높은 의사결정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과거의 시대에서는 게임의 법칙이 다른 업종에서 넘어와도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었죠. 업의 본질은 달라도 돈의 속성은 같은지라, 돈을 잘 다루는, 재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법들은 범용성이 있었으니까요. 펩시콜라에서 코카콜라를 뛰어 넘는 성과를 만들었던 존 스컬리가 애플로 와서 실패했던 것은 돈의 속성에 집착한 게 아니라 업의 본질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애플이 하는 업의 본질을 알고 있던 스티브 잡스가 다시 돌아와서야 애플은 일어설 수 있었고.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디테일을 천착하지 않으면, 디테일에서 품질을 높이고, 디테일에서 혁신을 만들지 않으면, 디테일에서 고객의 시선을 붙잡는 성과를 만들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 디테일을 다루는 것이 업의 본질인 것이고, 게임의 법칙인 것이고, 그 시장의 동작 원리가 되는 것이고,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해보겠다면, 그 분야의 디테일을 알아보고 개입하고 천착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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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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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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