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은 보통 몇년차부터 준비하시나요?

BEST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요.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26년 차 기자인 저는 동의합니다. 두 가지 때문이예요. 하나는 기자로서 루틴이고, 다른 하나는 역치점을 깨치는 절대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직은 그 시점에 고민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즉,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상태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루틴을 갖추고, 역치점을 깨치는 데는 기자마다 차이가 있어요. 고통스럽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루틴, 즉 일상은 틀에 박힌 일을 말해요. 출입처 이슈를 파악하고 그를 토대로 발제하고 이슈의 구체적인 내용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후속기사를 추적하며, 정보원과 취재원을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기자의 몸에 배야 합니다. 이는 일과와 연결되고, 매사를 의심하며 질문할 수 있어야 꾸준한 발제와 보도를 담보할 수 있어요. 이를 기자의 루틴이라고 해요. 경찰서 돌기(사츠마와리)도 루틴을 키우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역치점은 임계점을 넘기 위한 것으로, 뜨거운 상태인 99°C의 물이 끓기 시작하는 100°C의 물이 되도록 하는 1°C를 말합니다. 특정한 현상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물리량이죠. 기자에게 역치점은, 담당 출입처 조직 내부에 이슈가 있으나 공론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안이나 사람을 찾아내는 기술을 말해요. 공론화 됐다는 것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것으로, 누구나 알게 된 상태라는 것과 차이가 있지요. 지방일간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역치점의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지방자치단체를 출입하는 경우 '과 단위'별 역점사업 등을 취재하게 되는데, 먼저 '과 단위'를 나누는 기준을 알아야 해요. 대개 '파이프라인', 즉 과장에게 뒷돈을 제공하는 회사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과장 등이 회식할 때 전화하면 달려와서 결제하는 회사나, 그 회사 대표를 파악해야 각 과별 역치점을 찾아낼 수 있어요. 지방의회의 경우, 예산안 심의 때 각 항목별로 상임위원회 위원별 꼬리표가 달려있어요. 꼬리표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해요. 의원들은 꼬리표를 주고 받으면서 이권을 챙기거든요. 그 경로가 역치점입니다. 정치분야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을 보좌하는 집사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공천이 아닌 사천의 대상을 예의주시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역치점을 발견하게 돼요. 건필하세요.(수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