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다들 알만한 상당히 큰 중견기업 연구소에서 8년을 근무했습니다.
일이 고되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합성/연구 직무가 제 적성에 잘 맞았고, 연봉도 만족하고, 팀장님도 저를 너무 아껴주시고 팀 후배들도 정말이지 똘똘한 친구들만 들어와서 나름대로는 행복한 직장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직을 결정한 이유는 첫째, 계속되는 강도 높은 야근과, 왕복하면 3시간 거리의 직장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와이프가 힘들어한다는 것과... 둘째, 제가 소속된 사업부에서 제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제가 소속된 사업부가 상당히 안정적이라 사내에서 캐시카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보니 타 사업부 대비 연구/개발에 대한 수요가 적고, 따라서 똑같이 일을 해도 타사업부 대비해서는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개인적인 고찰이지만 사내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결국 6개월의 고민끝에 이번달까지만 출근하는 것으로 확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묻더군요. 차기 팀장으로 확정적인 상황이고, 사업부도 안정적이라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만두는지.
그러자 덜컥 겁이 나더군요. 이렇게 탄탄한 회사에서, 비록 인정은 적지만 이렇게 안정적인 포지션을 버리고, 또 이만큼 좋은 사람들까지도 두고, 거처도 정해놓지 않은 상태로 내가 나가서 얻으려는게 무엇일까? 하는.
그런 넋두리를 혼자 하다보니, 문득 걱정이 되서 이직 선배분들께 여쭤봅니다.
제 석사 전공은 전자재료 소재이긴 한데, 사실 회사에서 8년의 경력은 전자재료 소재가 아닙니다. 관심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취업 시장이 보다 넓은 전자재료 소재 유기합성쪽으로 지원을 준비하려는데 혹시 8년의 경력이 전자재료가 아니라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전자재료 소재 R&D쪽으로 전환하기 위해 미리 공부해두면 좋을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그조차 없다면... 혹시 저의 퇴사 결정이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을까요?
혹시 이력을 꺾어 이직을 성공하신 분들이 있다면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