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에 병특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병특 시절에는 얼마 되지도 않던 급여에 퇴직금도 못 받아서 노동청도 가보고,
집주인이 개인회생에 들어가는 바람에 전세금도 떼어 봤네요.
얼마되지도 않던 월급들을 죄다 날렸지만
그 시절 금리 10%짜리 근로자우대저축이 제 병특생활의 퇴직금이 되어주었죠.
닷컴버블 시절 대기업 직원들이 너무 부러워서 대기업으로 옮겼습니다.
병특 경력을 다 버리고 신입으로 입사했어요.
선배들, 동기들, 후배들이 개발에서 손을 놓는 동안 개발 및 기술 리딩에만 집중한 덕에
얼마 전까진 개발자로서의 실력도 인정 받았네요.
연봉도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족하지 않을 만큼 받았어요.
몇 년 전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신사업TF 활동도 하고, 사업기획 업무도 서포트하다 보니 사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간하던 도메인의 사업기획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개발자로써의 정체성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코드보다 사용자스토리로 기획서로 승부를 봐야 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인 셈이네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개발자를 포기(?)하긴 하지만, 개발 + 도메인 지식으로 한 판 이겨볼 생각입니다. 당장은 개발자가 아니라고 연봉이 줄어들진 않지만, 도메인 지식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리딩하면 연봉이 오르겠죠?
대표님! 22년은 일을 바꾸고 적응하느라 혼란스러웠지만,
내년에 성과 잘 낼테니 기대치에 맞게 연봉 주시면
하루 18시간을 개발하던 그때와 같이 기획도 해볼께요.
FA 계약을 해도 기대치에 맞춰서 계약하는데 제 기대치도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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